마침내 시작된 횃불 작전. 자유 프랑스와 드골의 호언장담대로 상륙

몇 시간 전 알제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게

된다고! 호랑이도 카사블랑카도 마찬가지로 사전에 손을 써뒀다고

했으니 이대로 가면 거의 무혈입성 각이었다. 며칠 전에는 영국군이 엘

알라메인에서 추축군을 개박살 낸 상황이라 모든 것이 순조로웠습니다.

이대로라면 북아프리카 탈환에 이은 프랑스 본토 정상화도 멀지 않아

보였지요. 그러나 그렇게 가볍게 마음으로 카사블랑카 해안에 도착한

연합군 상륙부대는 예상치 못한 포성과

격렬한 저항을 마주하고 패닉에 빠집니다. 아니, 분명히 사전 작업을 쳐

놨다고 했는데 환영은 커녕 해안포

사격으로 맞이해 주더라 이거예요. 우릴

못 알아봤나 싶었던 것도 잠시, 기세등등한

프랑스군 함대까지 등판해 공격을

해오기 시작했습니다. 드골! 우릴 속인 거니? 무혈입성은 개뿔! 이렇게 된

이상 그냥 전력을 다해 상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와중에 드골은

내 탓 아님을, 죠 이게 다 영국 때문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하는데, 아니 뭔 갑자기 영국 탓이냐 싶으실 수도 있는데, 사실 진짜

영국 잘못이 맞았습니다. 다름 아니라

영국이 약 2년 전 프랑스 항복 당시에, 캐터펄트 작전이라고 해서 모로코 메르스 엘 케비르 항구에 있던

프랑스 해군을 공격한 적이 있었던지라

이쪽 해군들 사이에서 영국에 대한 원한이 엄청났거든요. 심지어 이게

살짝 간만 본 게 아니라 진짜 제대로

된 기습을 해서 전함을 포함해 일곱 척의 함선이 침몰 또는 손상됐고,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규모 작전이었습니다. 프랑스 해군 입장에서는

아니, 아무리 우리가 추축국에 가담한 것도 아닌데 이게 말이 되냐라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어요. 실제로 프랑스 정부가 이때 매우 화가 나서 영국과 국교

를 단절해 버렸으니까, 뭐 말 다 한 거라고 봐야죠. 아니, 그러면 영국은

독일이 프랑스를 완전히 점령하지 않고 살려둔 것은 프랑스의 식민지와 해군 때문이었습니다.

독일이 당시 노르웨이 침공으로 함대를 잃어 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 정부라는 형태로 프랑스를 살려두고 식민지 관리를 하청하려 했습니다.

북프랑스나 이집트에 있던 프랑스 함대는 이미 영국에 항복했거나 사용할 수 없었지만, 남프랑스와 북아프리카에 있던 함대는 비시 프랑스의 통제하에 있었습니다.

이것은 누군가에게는 발판이 될 수 있지만, 영국은 자기보다 해군이 강해지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못했습니다.

혹시나 함대가 독일에 넘어갈 것을 우려해 선제공격을 한 것이 이 사건의 전말입니다.

영국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이었지만, 프랑스인들에게는 냉혈한의 배신으로 보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의 지원을 받는 자유 프랑스가 항복하라고 하자, 비시 프랑스가 곱게 따를 리가 있겠습니까?

어떻게 믿냐는, 그냥 독일 편에 서서

끝까지 싸우자는 항전파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됐다? 연합군

물론 투항파도 상당히 많았던지라 내부

분열로 지휘 계통이 제대로 돌아가질

않아서, 결과적으로 연합군이 다 제압하고 상륙에 성공하긴 했습니다만,

카사블랑카에서 함대 간 포격전이 발생,

오랑에서 공수부대가 투입되는 등, 드골의 예측과는 달리 상당히 진흙탕

빼는 상륙전이 이루어진 상황이었습니다. 큰 소리 치길래 한번

믿어 보려고 했는데, 이거 안 되겠네.

아이젠하워와 미군 입장에서는 드골과

자유 프랑스의 영향을 다시 의심하게

될 수밖에 없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골이 볼

때는 이 정도면 싸게 먹힌 거였습니다.

아니, 솔직히 BC 프랑스가 일치단결해서 진심으로 싸웠으면 DF

때처럼 연합군 수천 명 단위로 달려

나갈 수도 있었는데 내부 분열을 일으켜서 고작 이 정도 피해로 상륙할

수 있었다, 뭐 이런 거였죠. 하지만 연합군 입장에서는 그냥 우리가 잘해서

이겼다는 거죠. 어찌저찌 상륙은 성공했지만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나머지 애들이 순순히 투항할 것

같지도 않고, 드골이 같이 일할 이유가 별로 없었습니다. 영국 체면 때문에

데리고 다녀 주는 거지, 오히려 걸리적

거리기만 했어요. 그리고 이때 타이밍

좋게도 아주 좋은 대체제가 등장해 버렸다는 거. 다름 아니라 비시

프랑스의 수장 페탱과 오른팔 다를랑이 알제리에 있다는

첩보가 들려온 것이었습니다. 야, 그냥

얘랑 같이 일하면 되겠네 싶었던

아이젠하워는 드골을 패스하고 그냥

다를랑이랑 직접 협상을 해서 투항시키기로 결정해요. 그렇게 협상

테이블에 선 다를랑, 물론 다를랑 역시

캐터펄트 작전에 당사자 중 한 명이라

연합군이 딱히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현재 전황을 봤을 때 그냥 항복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을 내립니다.

그렇게 11월 10일부터 북아프리카의

비시 프랑스군이 하나둘씩 연합군에

합류했고, 드골 없어도 되겠는데 싶었던

미국은 기존 프랑스령 북아프리카

통치권을 그대로 다를랑에게 위임하는 한편, 비시 프랑스

내부에서 저항 활동을 하고 있던 악미 지로를 드골 대신 차기 프랑스의

지도자로 띄워 주기 시작했죠.  매

아이젠하워. 그동안 연합국에게 인정받겠다시고 무장 투쟁과 외교전에

온갖 궂은 일 가리지 않고 해오던 드골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피가 거꾸로 솟는

일이었습니다만, 현실은 차가웠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연합국의 수장은

미국이었죠. 미국이 볼 때 자유

프랑스는 그냥 영국 바짓가랭이 붙잡고

들어온 일개 저항군에 불과했으니, 한편으로는 더 열받을

만한 인물이 있지요. 다를랑이 통수를

쳤다는 소식에 독일에 있던 히틀러가

피꺼솟을 해버립니다. 안 그래도 스탈린그라드 점령 실패하고 엘

알라메인, 심지어 라인까지 다 밀려 버렸는데, 이번에는 프랑스 놈들이 아예

식민지를 통째로 들고 연합군에게 붙어

버렸으니 열이 안 나는 게 이상했어요. 이에 히틀러는 비시 정부와의

휴전 협정을 파기하고 프랑스 남부와

북아프리카를 완전히 점령해 버리기로

결정합니다. 북아프리카 식민지도 없으면 솔직히 이제 비시 정부 같은 거 살려둘

필요가 없으니까 그냥 독일이랑 이탈리아가 각각 가져가서 직접

관리하겠다는 뜻이었죠. 자, 근데 이

와중에도 파밍할 건 파밍해야죠. 북

프랑스와 이집트에 있던 함대는 일찍이

영국의 북아프리카에 있던 함대도

연합군에 빼앗겨 버렸지만, 아직 남프랑스

앞바다에 있던 함대는 남아 있었습니다. 복구될 기미가 전혀 안 보이는

독일의 해상 전력을 생각해 보았을 때, 이거라도 챙기면 큰

💀 2차세계대전 ☭소련편 7화 / 💀 미국🇺🇸 드디어 북아프리카 상륙…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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