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서 건강하게 잘 지내고, 이건 가는 길에

먹고. 같이 있을 때는 하도 시끄러워서 빨리 나갔으면 했는데, 막상

간다고 하니까 그래도 섭섭하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잘

지내세요.  서울 조심히 가고, 밥 잘 챙겨

먹고. 혹시 서울 갈 일 있으면 연락할게.

그래, 영이야. 너도 잘 지내라. 밥 잘 먹고. 며칠 후, 영로에게 갑자기 연락이

왔다. 아침에 서울에 도착했는데, 내

방에서 자도 되냐길래 그러라고 했다. 오후 수업을 빠지고 고향 집으로

자, 응. 어, 이제 깼어? 거기서 그러지 말고.

[음악] [음악]  만을 하려면 목숨을 받쳐라.

사랑은 그럴 때 아름다워라. 술 마시고 싶을 때

한번쯤은 목숨을 내걸고 마셔보라. 대학 생활 첫 학기엔

공부보다 술 마시는 시간이 더 많았다.

진짜? 여보세요? 영아? 어, 재훈이가… 시이가 죽었다고? 야, 뭐라 하니? 야, 사람

목숨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지. 나도 장난이었으면 좋겠다. 나도 힘들어.

시중이가 어젯밤 술에 취해 아파트에서 떨어져

죽었다. 나도 지금 이리저리 연락하고

있으면서도 믿기지가 않는다. 지영이한테 차이고 나서 맨날 숨

켰나 보더라. 아파트 공사장 꼭대기에서 술 마시고

실족해서 뛰어내렸는지, 아니면 바로 헛디뎠는지 그건 알 수 없지만, 원래

얘가 술 마시면 몸도 잘 못 가누고 틀

거리고 그랬잖아. 바보 같은 짓을 했어. 젊은 여자가

뭐라고? 목숨을 버리고… 못난 짓을 했어.

그래. 그 여자 때문에 시중이가 자살을 했는지, 아님 술에 취해 발을

헛디뎌 사고로 죽은 건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우리들은 시중이가 그 여자 때문에 자살한 것으로

생각했다. 삶이 참 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이… 여자와의 사랑마저도… 영원히…

공항에 가야 한다고 해서 아껴두었던

비상금을 탈탈 털어 차를 렌트했다. 빠! 이거 내가 가장 아끼는

티셔츠야. 이거 오빠 줄게. 어? 어, 고맙다.

아, 근데 웃잖아. 오빠는 너한테 선물

같은 거 준비 못 했는데… 아니야. 오빠가 이렇게 데려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워. 뉴욕 도착하면 남자 친구가 마중 나오나?

어젯밤에 통화했어. 공항 도착하면 미리 마중

나와서 기다리고 있겠지. [음악] 이거 노래

어때? 음, 좋네. 남자 친구가 경영학 박사 과정

공부하려고 예전부터 생각했었나 봐. 가고 싶다니까 자기가 생활비랑

비용 전부 모두 다 대주겠다. 그래서 그래서 며칠 고민하다가 가게 된

거야. 그럼 미국 가서 결혼하는 건가? 아니야, 오빠. 그건 내가 아직 너무

어리잖아. 나중에 생각해 볼 거야. 미국 가는 게 진짜 네가 원하는 거면

그래야 [음악] 돼. 영이야, 마지막으로 한 번만

안아봐도 되나? 오빠는 내가 무슨 평생

안 들어올 것처럼 말하네. 방학 되면

들어오고 그럴게. 아, 참 영유야, 오빠가 급하게

나온다고 깜빡하고 돈을 못 가져왔네. 나갈 때 주차비도 내야 되고

기름도 좀 넣어야 될 것 같은데, 혹시 만 원짜리 한 장

있나? 고맙다, 오빠. 더 이따가는 주차비도

많이 나올 테고, 얼른 들어가 봐. 어,

그래, 영이야. 뉴욕 도착하면 꼭 연락

해. 내가 생각하던 이별 장면이 아니었다. 눈물이 날 것 같은

상황이었는데 전혀 눈물도 나지

[음악] 않았다. 뒤늦게 영이가 떠난 게 실감

나기도 하고, 공항에서 영이에게 찌질하게 돈을 빌렸던 내

모습이 너무 초라하고 바보 같고 후회스러워

[음악] 눈물이 났다. 야, 이게 몇 년

만이냐? 기억도 안 나. 피[음악] 나왔습니다. 야, 관리 정말 잘했네. 누가

애라고 하겠냐? 아직 20대라 그래.

믿겠다. 어, 귀찮아서 어딜 다니질

못해. 왜 번호 물어보는 남자들이 너무

많아서. 너 진짜 여전하구나. 뭐가 과장하는 거 아니야? 과장은 무슨

진짜야. 지난번엔 어떤 남자가 내가

운전하고 가는데 자기 휴대폰을 내 차에 던지고 가더라니. 별에 별 인간들이

다 있구나. 오빠 일은 어때? 최근에는 좀

괜찮아? 음, 나쁘진 않아. 오빠 책

읽으니까 내 이야기가 좀 많더라. 내가

썼던 농담도 그대로 사용했더라. 어떤 거? 그거 스튜던트 돈

얼마 버는데… 이거… 아, 그거 재밌는 게 필요해서 썼지.

뭐야? 나한테 허락도 없이 사용하면 그거 저작권 위반 아니야? 그랬어.

저작권 위반까지는 모르겠고… 간만에 내가 밥

한번 살게. 마지막 공항 장면도 맞지?

맞지. 나 보내놓고 혼자 가면서 많이 울었어.

응. 근데 오빠, 그 소설에 나오는 사촌

동생과의 이야기, 그거 실제 아니야. 오빠 사촌 동생이 좀

예뻤었나? 그때 같이 술 마셨던 것도

기억나고, 둘 사이가 좀 이상하긴 했었어. 야,

내가 수작을 잘 쓰긴 잘 썼나보다.

네가 그런 소리까지 하는 거 보면, 나한테는 사실대로 얘기해 봐. 뭔

사실, 좀 전에 너 놀렸다고 지금 복수하는

거야? 아니, 말고… 하긴 사실이라 해도 사실이라고 얘기할

리가 없지. 그렇겠지. 네가 보내준 책은 잘

읽어봤어. 어떠셨어요? 당황스럽더라는… 내내 불쾌했어. 소설이

있잖아요. 아무리 소설이어도 그렇지, 미누는 내가 그렇게

보였니? 쓰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됐네요. 다른 사람들이 그걸 사실로 알까 봐

두렵다. 그 이야기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읽는 사람 마음이죠. 영이가 3천 달러 아닌 거

알고 있었니?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아니다. 됐다네. 소설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영이랑 잔 건 뭐니? 나한테만 사실대로 얘기해 봐.

그건 올해 문제 수설 중 하나로 입선한 이 소설을 통해서 하고 싶었던

말이 어떤 것입니까? 뭐 특별히 말해야겠다고

작정하고 쓰는 소설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쓰고 난 후

제가 이제껏 너무 과거에만 매몰돼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저는 역사책을 보는 것은

좋아하지만, 때론 인생에서 잊어버려야 할 것들은

잊어버리는 게 현재를 살아가는 데 또

Japanese french kiss - japanese boss lady part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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