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네, 안녕하세요. 송기정입니다. 어, 저는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3대학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마친 후에 전북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30년

넘게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이제 은퇴를

했습니다. 발자크를 좋아하는 사람들 말로는 발자크를

알고 나면 빠지지 않을 수가 없다는 얘기들을 해요. 18세기 초에 대혁명이

일어났죠. 1789년에. 발자크는 1799년에

태어났는데, 10년 후인데, 구체제가 완전히

무너지고 공화국이 됐는데, 나폴레옹이

나와서 제국을 만들었고, 1814년부터 1815년에 워털루 전쟁에서 패하면서

다시 부르봉 왕가가 돌아와서 복고 왕정이 이루어졌죠. 1830년에는 7월 혁명이

일어나서 7월 군주제로 또 바뀌어요. 1870년에는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으로 완전히 패하면서 이제 공화국으로 다시 가죠. 이 80년 동안에

프랑스는 정말 격동의 시기를 거쳤어요. 그리고

발자크가 이제 그 한가운데 있는 거죠. 이 작가만큼 역동적이고, 변화무쌍하고

이런 메커니즘을 잘 표현한 작가가

과연 있을까요? 19세기 초반에 발자크라는 작가가 있는데,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글을 남겼어요. 인간 희극이라고 하는 문학

들어가 있고요.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한 개인이 단 20년 동안에 어떻게

그 많은 글을 쓸 수 있었을까요? 널리

알려졌다시피, 빚 때문이죠. 부채가

너무 많아서 빚을 갚기 위해서는 글을 쓸 수밖에 없었어요. 왜냐하면

자기 이름을 걸고 정말 문학다운 문학을 하려고 하다 보니까

돈이 있어야 했던 거예요. 그래서 사업을 했는데 쪽박을 찼어요.

그게 지금으로 따지면 몇억, 굉장히

많은 돈의 빚을 졌는데, 그래서 하루에

평생 발자크가 과연 몇 잔의 커피를

마셨을까 연구했다는 5만 잔을 마셨대요. 그래, 어쨌든 이렇게 자기

정말 뼈를 갉아 가면서 쓴 결과가 바로 이제 인간 극이라는 정말 전대

미문의 총서인 '인간 극'은 하나의 소설이 아니고, 대하 소설도 아니고,

각각이 다 달라요. 우리 출판사에서 나온, 뭐 예를 들어서 '골동품 진연'

실'에 '고려 영감', 다 다른 소설이에요.

개별적인 소설인데, 그 소설들 간의

인물이 연관 관계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작중 인물이 2,500명이라고 해요. 그중에 한 500명 정도는 다시

등장을 하는 겁니다. 인물 재등장이에요. 사실은 그 당시 낭만주의가

막 해서 순고하고 영웅적이고, 장발장처럼 세상을 구원하는 영웅, 아아,

그런 거 없어요. 그냥 땅을 딛고 사는

그냥 우리 인간, 우리의 모습이에요. 허위 의식에 사로잡혀 있고, 기만적이고,

용하고 교활하고, 이런 인간들의 모습을

그대로 그리고 있어서, 지금의 우리의 모습하고 뭐가 그렇게 다르지? 바로

우리 모습인 걸 하고 느끼게 되는 [음악]

거죠. 두 소설은 사생활 풍경에

들어가는 두 소설이고, 소위 가족 간의

돈의 문제인데, 법에서 민법이 거기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라고 생각해서, 하나는 이제

지창구 관련된 문제였고, 또 하나는 부부 간의 재산 문제, 말하자면 저런

이퀄, 사랑, 법, 이퀄, 정의라는 공식이

깨지는 소설이에요. 정의를 막 외치지만

정의가 얼마나 허약한지 보여주는 소설이라고 생각해서 이 두 소설을 한번

묶어 [음악] 봤습니다. 사실 번역자로서 이렇게

말하면 그렇지만, 발자크 작품 번역은

굉장히 어려워요. 특히 발자크는

19세기 작품 중에서도 생전 쓰지도 않은 이상한 단어도 많고, 문장 구조도

굉장히 복잡하고, 쓸데없는 묘사가 정말

많아요. 한 문장 갖고 정말 수없이 읽고 또 고민하고, 그런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독자와의 교감이에요. 그래서 어떤 분은 19세기의

작품인데 독자가 불편한 건 당연하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읽어야

된다라고 얘기를 하시는 분도 계시고, 그런데 저는 안 그래도 책을 안

읽는 시점에서 21세기 독자가 왜 굳이 불편하게 소설을 읽어야 하지?

많은 독자가 발자크를 재미있게 읽어

줬으면 그냥 맡기고 이야기를 즐기시라고

저는 꼭 그렇게 얘기하고 싶어요. 사실 지금 뭐 대한민국이 정말

문화가 드라마, 영화 뭐 할 것 없이 굉장히 정말 역사 이래 호황을 누린

적이 없고, 한국 문학도 더불어서 정말

많은 애독자가 생기고 그랬는데,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 드라마를 하는 사람들, 모든 사람들한테 정말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은 이야기예요. 발자크는 그런 면에 있어서는 정말 이야기의

보고, 그 온갖 다양한 이야기들이 발자크 인간 희극에는 정말 담겨 있어요.

지금 우리의 이야기가 많아요. 가짜 뉴스, 잃어버린 환상 속에 보면 기가

막히게, 정말 언론의 매패를 너무

얘기를 하고 있고, 살인 사건도 많이 있고, 범죄 소설도 있고, 정말 다양한

종류의 사랑 이야기도 많이 있고. 그래서 마르지 않는 샘물, 샘 같은

발자크의 흥미진진함, 그리고 그 현대성,

지금 우리의 이야기고,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땅에 사는 모두의

이야기다. 그래서 발자크는 굉장히 현대적인 작가다, 이렇게 저는 생각을

[음악] 합니다. 저는 불문학을 하면서, 또 한편

제가 굉장히 관심이 있었던 분야가

프랑스 식민 문학이었고, 북아프리카,

모로코 그렇고, 알제리도 그렇고, 튀니지

그렇고, 굉장히 프랑스와 밀접한 관련이

이제 식민지, 보호령이 있던 그런데,

굉장히 문제 의식을 가지고, 전통 사회의 문제와 또 식민지에서의 그

위상과 이런 것을 굉장히 잘 그린

작가들이 많아요. 단순한 과거라는 슈라이버 작품이 있어요. 이 작가도 자기

아버지를 군주요. 이로 말할 수 없는 그 가부장적 억압과 프랑스 식민

사회였던 위선이라, 이런 것을 굉장히

잘 묘사했어요. 그래서 저는 불문학이지만 다른 시선의, 다른 그런

작가들의 작품을 한번 읽어 보시면 참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월간 을터뷰｜역자 송기정｜『결혼 계약』

월간 을터뷰｜역자 송기정｜『결혼 계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