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서 잘 알려져 있긴 하지만 충분히 얘기되지 못하고 있는 성경의 책이죠.

이 책은 총 8장의 사랑시로 되어 있으며 도입과 결론은 있지만 엄격한 형식의 문학적 구성은 아닙니다.

이는 아가서가 시 모음집이기 때문인데요.

분석하거나 분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물 흐르듯 전체를 읽고 단순히 즐기도록 쓰여진 것이죠.

첫 줄은 이 책을 노래 중에 노래라고 하는데 이는 거룩 중에 거룩 또는 왕 중에 왕 같은 히브리어 관용구로써 히브리어로 가장 좋은 것을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즉, 아가는 가장 아름다운 노래인 거죠.

다시 첫 줄을 보면 솔로몬의 가장 아름다운 노래라고 하는 걸로 보아 그가 저자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그의 이름으로 책이 시작되니까요.

그러나 읽을수록 발견되는 건 '나의 사랑'이라고 불리는 여성의 목소리가 주로 나온다는 겁니다.

남성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솔로몬은 아닌 것 같고요.

솔로몬이 시에서 몇 번 언급되기도 하지만 절대 화자는 아닙니다.

또 솔로몬이 700명의 아내를 두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그가 이 책의 저자라고 보는 건 매우 이상하게 여겨져요.

아가서의 연인에게는 서로가 서로에게 유일한 존재인 걸로 보아 솔로몬의 라는 표현은 아마도 이 책이 그의 지혜의 전승의 일부라는 뜻으로 보입니다.

솔로몬은 그의 지혜와 시, 삶의 모든 영역에 대한 학구열로 유명했으며 이스라엘의 지혜의 아버지가 되었는데, 이러한 그의 유산이 바로 이 사랑 시 모음집을 통해 전승된 것으로서 인간의 사랑과 성적 욕망에 대해 탐구하고 있습니다.

도입부의 시는 이 책의 기본 주제를 소개합니다.

한 젊은 여인이 자신의 연인인 한 목자를 사랑하죠.

둘은 아직 결혼은 안 했지만 이미 약혼 관계이며 결혼을 몹시 기다리는 게 확실해 보이고요.

도입부의 시들은 여성에서 남성의 목소리로, 이 장면에서 장면으로 왔다 갔다 하며 흘러갑니다.

줄거리가 정확히 시간순으로 진행되지는 않지만 예시들은 마치 교향곡처럼 주요 이미지와 발상을 반복하면서 전개됩니다.

그중 이 시들을 연결하는 주제는 두 연인의 서로를 향한 강한 욕망인데, 끊임없이 서로를 쫓고 찾는 걸로 표현되죠 도입부의 시가 끝나면 이들은 헤어지고 또다시 서로를 찾습니다.

여인은 소리쳐 부르거나 꿈에서 깨 기도하고 연인을 찾아 다니기도 할 테죠.

또 그들은 몇 번이고 서로를 찾아 끌어안을 것이고요.

그러다 좀 흥분되는 상황이 생길 여고 하면 갑자기 한 장면이 끝나고 새로운 장면이 시작됩니다.

이들은 헤어졌다 서로를 찾는 과정을 계속 반복하지요.

또 하나의 반복되는 주제는 연인이 서로를 향해 육체적 매력을 느낄 때 오는 기쁨입니다.

둘은 여러 번 잠시 멈춰 서서 서로를 정교한 시적 표현으로 묘사하는데요.

여기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사실은 히브리 시의 이미지와 은유적 표현은 대부분 시각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만일 이들이 묘사한 은유 표현대로 그림을 그려 본다면 정말 정말 이상한 그림이 완성될 텐데요.

대신 우리는 그 이미지들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 봐야 됩니다.

이 연인과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 말이죠. 이렇듯 반복되는 시적 표현을 읽다 보면 연인의 욕망, 기쁨, 그리고 끌림 속에 긴장감도 쌓이는데, 이러한 반복은 시적인 도구로서 성적인 사랑의 신비와 강렬함에 초점을 맞춰 강조하기 위한 것이죠.

결론에 이르면 이 모든 게 합쳐지자 잠시 멈춰 이 시들의 의미를 요약합니다.

사랑은 죽음처럼 강하며 질투는 무덤처럼 잔인하여 맹렬한 불처럼 타오릅니다.

많은 물도 사랑의 불을 끌 수 없고 홍수라도 그것을 소멸할 수 없으니 만일 누가 자기 재산을 다 주고 사랑을 사려고 해도 오히려 비웃음만 살 것입니다.

이 시는 사랑의 힘과 강렬함을 강조합니다. 얼마나 아름다우면서도 위험할 수 있는지를 말이죠.

불처럼 사랑은 잘못 쓰면 사람을 파괴할 수도 있고 잘 쓰면 생명을 줍니다.

결국 사랑이란 서로를 알고 완전히 알아주길 바라는 인간의 끊임없는 갈망을 표현합니다.

또 사랑은 인간의 삶에서 가장 초월적이고 신비로운 경험 중 하나인데요, 성경의 지혜의 문학에 속한 아가서에서는 이것을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다음으로 솔로몬에 대한 이상한 시가 나옵니다. 그는 앞에 시에서 불가능하다고 했던 돈으로 사랑을 사려고 합니다.

여인은 솔로몬의 제안을 거절하고 책은 두 연인의 모습을 비추며 끝이 납니다.

그들은 또다시 헤어지지만 서로를 갈구하는요.

그는 그녀의 목소리를 느끼고 원하고 그녀는 그에게 자신과 함께 떠나 달라고 간청하면서 책이 끝나죠.

완전히 열린 결말입니다. 그런데 사랑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사랑하는 사람을 알아가고 쫓는 데는 진정 끝이 없는 것처럼요.

진정한 사랑의 결말이 없듯 이 책에도 결말이 없습니다.

오랜 세월 아가서와 관련해 제기된 질문이 있는데 대체 왜 사랑 시가 성경에 실려 있을까 하는 겁니다.

이에 대한 답으로 역사상 세 가지 주요 해석이 존재합니다.

유대 전통에서는 등장 인물을 상징으로 보고 우화로서 읽었습니다.

여성은 이스라엘, 남성은 하나님. 그들의 사랑은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시내 산에서 율법으로 맺은 언약을 의미하죠.

이 해석은 기독교 전통으로 이어지는데 다만 등장 인물이 바뀝니다.

예수님과 그의 백성, 즉 교회를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이 되죠.

이 해석은 바울이 에베소서 5장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서 기독교인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는 것은 그리스도가 교회를 사랑하는 것의 표징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지난 수백 년간의 고고학적 발견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주변 민족이던 이집트와 바벨론의 고대 사랑 시들이 아가서의 언어와 이미지를 많이 닮아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사랑 시가 이스라엘의 문화적 환경에서 중요한 부분이었다는 점에 착안하여 오늘날 많은 학자들은 아가서를 있는 그대로 사랑이라는 신성한 선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고대 시 모음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가서는 단지 고대의 사랑 시만이 아닙니다. 이 책을 구약의 일부로써 읽다 보면 중요한 특징이 눈에 띄는데 바로 에덴동산의 이미지를 압도적으로 사용했다는 거죠.

에덴동산을 떠올리게 하는 효과, 결혼한 남녀가 거하는 목가적인 풍경은 창세기 첫 부분을 연상시키는 데요.

벌거벗어 상처 받기 쉽지만 서로가 온전히 연합하여 안전한 남녀의 모습도 그렇죠.

이게 아가서에 배경에 깔려 있습니다. 이 시들은 마치 우리에게 이기심과 죄로 얼룩지지 않는 관계의 사랑이 어떠한지 보여주는 것만 같습니다.

결국 이 사랑의 노래는 우리들의 관계가 이기심으로 자주 일그러질지라도 사랑은 초월적인 선물이라는 소망을 선포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더 위대한 무언가, 언젠가 널리 퍼져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이 세상을 변화시킬 선물, 즉 하나님의 사랑에 주목하게 합니다.

얘기에 바로 아가서가 전하는 내용입니다.

아가 개요 Song of So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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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개요 Song of So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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