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가 남 앞에 나서는 걸 별로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에요. 그래서 학창

시절에 반장 한 번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가

태어나서 첫 선거였습니다. 제가 남 앞에 나서는 걸

비상경 당일날 있었던 일들이 저한테는 좀

각성의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국회에 무장 군인들이 들어와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우리가 막지 못하면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국민들께서 다칠 수 있다는 그 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나니까 그날

이후부터 좀 트라우마처럼, 또 변한 부분이 생긴 것 같습니다. 그게 뭐냐 하면

국회의원으로서 책무,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국민이 다치고 국가가 망가질

수 있다, 할 말은 해야지만 국민을 지키고 국가를 지키는 것이다, 이렇게

좀 생각이 바뀌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아, 아니 근데 지역구가

울산이시잖아요. 근데 울산하면 좀

보수 성향 지지자들이 많은 지역이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혹시 지역 구민들을 만나 보셨을 때 어떤 얘기를

들으셨습니까? 선거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실 저… 제

앞에 계셨던 의원님들도 다 삼선, 삼선

하고 가셨던 것이고요. 어떻게 보면

보수당 의원으로서는 좋은 지역구입니다. 선배 정치인들, 얌전히만 있으면 모든 게 다 잘될 거라고, 얌전히 말만

잘 듣고 있으라고 말씀도 참 많으셨어요.

현장에 가 보면 일반 시민들께서는 정치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셨던 중도

시민들께서는 고마운 선택을 했다, 말씀을, 격려를 많이 주시고 환영을

하시는 것 같고요. 반면에 그동안 좀 당 활동을 열심히 하셨던 극렬

지지층에서는 상당한 배신감과 화를 내고 계시고… 1차 표결할 때요?

네, 네. 막 뛰어가셨잖아요, 혼자. 그때 막

네, 네. 동료 의원들은 뭐라고 하셨어요?

아, 저는 사실 그때 의총장에서 다 의원님들이 모여

계셨는데, 저는 의총장에 가지 않고…

서울역으로 갔었습니다. 그 선배 의원님들이 저보다 더 경험이 많으시니

그래, 뭐 이번 한 번은 그래, 당론을 따르라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

마음이었는데 어쨌든 어,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소신과 달리 어,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국회 있는 곳이 너무 괴로웠어요. 그래서 도망치듯 어,

서울역으로 가서 지방으로 가 있어야겠다고 내려갔는데, 이미 그때

당론을 안 따른 거죠. 의원총회 안

갔으니까요. 근데 그 서울역으로 가는

차 안의 길이 제가 살면서 느꼈던 가장

고통의 시간이었어요. 그러니까 제, 제 양심은 가서 표결에 참여하라라는 건데,

반대로 움직이니까 그게 너무 괴롭고,

특히나 비상 경험 때 그 경험을 하고

나니 너무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플랫폼에서 기차를 탈 직전에,

기차를 타면 너무 후회할 것 같다 하는 생각에서 돌아서 바로 국회로

뛰어왔고요. 그러다 보니 좀 숨이 찼습니다. 차가 막혀서 아까 못

들어오더라고요. 뛰어 들어오다 보니까

그랬습니다. 2차 표결 하고 나서는 이준석 의원이 와서 "네네, 형, 술 한잔 해요"라는 말이… 지금 뭐 다 알려줬습니다. 그 이후에 만나셨어요?

어떻게 하셨어요? 예, 사실 저희 젊은

의원들끼리 뭐 민주당 의원님도, 또

개혁신당 의원님도 다 넓게 또 저희

당 의원님들 자주 소통하고 교류하고

있습니다. 어, 그래서 예전부터 뭐 많은 교류를 하고 있던 사이라서. 그리고 뭐

좀 사실 인간적인 격려를 해 주고 싶었던 거 같아요. 와 하는 환호성

소리가 들리는데 저는 거기에 갈 자격이 없는 사람이지 않습니까? 또

민주당 의원님들 나가시는데 뭐 같이 갈 수도 없고요. 또 저희 당 의원님들께서

퇴장하시는데 같이 갈 수도 없고요. 철저하게 혼자 좀 고립된, 고립감,

막막함, 이런 생각도 좀 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감정이 좀 교차하는, 또

역사의 한복판에 있었구나라는 생각도

들어서 멍하게 막막하게 있었는데, 그때

그래도 여러 의원님들께서 오셔서 격려해 주신 것 같습니다. 아니, 통상적으로는 원래 비대위원장

하면 외부에서 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당 내 중진이

한다는 쪽에 무게가 실렸습니다. 최근에

이름이 나온 게 김재섭 의원 정도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기존에

국민들이 보기에, 의원님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이게 수신인가?' 이런

느낌이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원내에서 비대위원장 인선을 해야 한다는 얘기 자체가 국민들께 부끄러운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내에서 찾을 수가 없지요. 사실은 우리 식구들끼리

우리 손발을 어떻게 자르겠습니까?

그래서 외부에서 우리 손발을 잘라내면서 몸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을

데려와야 할 텐데요. 사실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 것 자체가… 모르겠습니다. 이런 말씀… 어… 뭐…

제 얼굴에 침 뱉는 격이지요. 우리

당이 아직 제대로 된 계엄 해제의 의지가 갖춰지지 않았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

많이 아직까지 좀 답답한 마음입니다. 그날 보면은 뭐 굉장히 상황이 뭐

심각하고 복잡하고 그랬잖아요. 그렇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다 국회로 왔단 말이에요. 근데 반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금 갈라진 상황이거든요. 이유가 뭐였을까요? 아, 저희 당 의원님들이

성향이 보면 제가 볼 때는 크게 세 가지 성향으로 나눠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계엄 해제에 적극적인 성향을 가지신 분도 계시고요. 그런 분들은 경험에 대해서

경험이 있을 수도 있지라는 생각을 하는 분도 실제로 계십니다. 그분들은 왜

해제해야 되지라는 혼란이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분들은 권력

지향적, 기회주의적 성향을 가지신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분들은 어, 권력

지향적, 기회주의적이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 하는 것이 유리한가를 계산하시는

좀 그런 성향을 가진 분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보수주의자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은 당연히 헌정질서를 지켜야

된다는 생각으로 국회로 달려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합리적인 보수주의 비중이

커야지 건전한 정통 보수라 할 수 있을 텐데, 이번 계엄 해제 때 봤을

때는 그 비중이 높지 않았던 것 같아서 사실 많이 안타깝고 부끄럽고

우리 당이 앞으로 개선해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에는 세 가지 성향의 의원들이 있다! 김상욱 의원이 본 국민의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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