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10월 26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를 암살하면서

18년을 이어온 박정희의 시대가 막을

내립니다. 이후 김재규를 비롯하여 그의

부하들이 내란 목적 살인 및 내란미수죄로 재판을 받게 되었죠. 재판

당시 김재규는 부하들만 살려 달라고

호소하였지만, 결국 김재규와 다섯 명의

부하들은 사형이 선고됩니다. 재판이 끝난 후 김재규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섯 명의 부하들과 악수를 하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모두들 건강해라"

말을 남기고 법정을 떠납니다. 이후 김재규는 유언으로 이런 말을 남겼죠.

"나의 부하들은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훗날 그들이 죽게 되면 함께 묻어

주세요." 이어서 김재규는 자기 재산은 부하들의 유족을 위해 나눠주라고

말했지만, 그의 유언은 모두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전두환의 신군부에 의해 부하들의 유해는 전국 각지로 흩어졌고,

김재규의 자산도 모두 몰수되었고,

현재 김재규 부하들의 유족들은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있습니다. 그중 오늘은 김재규의 충실한

부하이자 신군부 인정했던 박흥주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이야기 시작합니다. 박흥주는 평안남도에서

태어나 한국 전쟁 때 남한으로 내려온

피난민 출신입니다. 그는 명석한 두뇌로

서울고에 들어갔지만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돈이 들지 않는 육사를 선택하여 6사 18기로 졸업했습니다.

그렇게 소위로 임관한 그는 전후방

부대에서 근무했고, 한때 월남전에도

참전했던 진정한 군인이었습니다. 또한

박흥주는 자신의 관사로 사병들을 데리고 와서 밥을 먹여 주는 등

자상한 상관이었습니다. 병사들이

낡은 포를 열심히 닦고 있는 모습을 볼 때에는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빨리 부강한 나라가 되어 녹슬지 않은 포를 부대에 배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동기생들 가운데 가장 뛰어났기에 미래의 육군

참모총장이라는 찬사를 들었었죠. 실제로

소련과 중령, 그리고 대령으로 빠르게

진급하는 등 동기생 가운데 가장 먼저

진급합니다. 박흥주 육사 동기생 씨는

그를 이렇게 기억합니다. 그의 언행은 항상 명랑하고 젠틀했다.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었으며, 온화하고 조용한 성품이었다.

참고로 육사 동기로는 '전두환의 복심'이라고 불리던 이봉이 있습니다. 그는

12·12 사태를 수사하면서 김재규를 조사했고, 이후 김종필과 김대중 등을

연행하여 조사하기도 했죠. 그리고 박흥주와 김재규의 운명적인 만남은

박흥주가 6사단으로 배치되면서 시작됩니다. 당시 6사단의 단장이었던 김재규는

박흥주의 브리핑하는 모습을 눈여겨 보고

자신의 전속 부관으로 발탁하면서 박흥주 인생의 결정적 순간이 됩니다. 이후

박흥주는 김재규의 사람으로 통할

정도로 김재규의 총애를 받게 되었고,

중앙정보부장으로 부임한 김재규는 박흥주를 자신의 수행비서로 호출하게

됩니다. 이에 박흥주는 자신의 친구를 만나 군인이 군복도 입지 못하고 고생한다

같다고 이야기했다는 소문도 있었죠.

실제 비서실장으로 있던 박흥주는 연대장으로 나가기를 희망했는데,

김재규가 몇 달만 참으라고 만류하면서,

이로 인해 박흥주 대령의 운명은 또다시 바뀌게 되었죠. 김재규가 말한

그 몇 달이 결국 10·26까지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1979년 10월 26일,

당시 대통령이었던 박정희가 김재규

부장에게 저격당해 사망한 10·26 사건이 일어납니다. 이 사건은 한국

현대사의 가장 큰 사건이었으며, 이후

한국 정치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김재규 부장에게 총을 건넨

사람이 바로 박흥주 대령입니다. 당시 전두환은 김재규를 비롯하여 김원봉, 박흥주

등을 내란 목적 살인 및 내란미수

혐의로 조사합니다. 이때 김재규는 박흥주를 위해 이렇게 진술했고, 박흥주

명령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주지 않았다.

박흥주는 상관의 지시에 복종했다. 여기에 김재규는 자신의

변호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나의 부하들은 명령에 복종한 죄밖에

없습니다. 과거 일본에서는 부하들에게 죄를 묻지 않은 판례가 있는 것으로

합니다. 나보다 그들을 위해 열심히 변론해 주십시오. 그리고 재판에서

판사가 박흥주에게 다시 같은 상황이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질문을

던지자, 똑같이 김재규 장군의 명령을

따를 것입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이어서 박흥주는 사전의

계획을 몰랐고, 갑자기 벌어진 상황을 접하게 되었으며, 상관의 지시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었죠. 그리고 재판관이 육사를

졸업한 육군 고급 간부인 점을 감안하여 상명하복

관계에 있어서 김재규 피고인의 명령이

중요한가요? 아니면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 각하의 안전을 살피는 것이

중요한가요라는 물음에는 이렇게 답합니다. 당신은 긴급한 주의를 요하는 여권상

대의명분보다 개인 안전만 생각했습니다. 잘 판단하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피고인은 범행에 대해 잘했다고 생각하나요? 라고 묻자

잘못했습니다라고 간결하게 답합니다. 그리고 박흥주는 12·12 사건 인물 중

유일한 군인이었고, 군사법정에서 단심제

적용받게 되면서 결국 재판 16일 만에 사형이 결정됩니다. 이렇게 빠르게

사형이 결정된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추정하고 있습니다. 당시 사회

공기는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었는데, 일부 사람들은 김재규를 민주화의

영웅으로 평가하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에 전두환의 신군부는

이런 움직임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해

박흥주 재판을 진행하고 빠르게 사형

집행을 결정한 것이었죠. 그리고 당시

국방부 출입기자는 여러 명 있었는데,

아무도 박흥주 사형집행장 취재를 가지

않으려 했고, 별수없이 가위바위보로

정했는데 박주의 서울고 친한 친구가

뽑히고 말았습니다. 다음은 서울고 친구가 목격한 장면입니다. 사형 집행

마지막 순간, 헌병이 박주의 눈을

헝겁으로 가리려고 하자 박흥주는 "나는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세상을 보고

싶다"며 거부합니다.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대한민국 만세! 육군 만세!"라고 합니다.

요직에 있으면서도 산동네 판잣집에

거주하는 청렴한 인물이었습니다. 그에게는 아내와 두 딸, 결혼 10년

만에 얻은 귀중한 아들이 있었죠.

박흥주는 아들을 낳았을 때 너무

좋아서 직접 시장에 가서 미역을 사 올

김재규의 수행비서 박흥주 생애와 남겨진 가족들의 근황

김재규의 수행비서 박흥주 생애와 남겨진 가족들의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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