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때는 제가 초등학교 5, 6학년 때쯤, 2000년도 무렵입니다. 당시 친구들 사이에서 비비탄 총으로 하는 서바이벌 게임 같은 걸 즐겨했습니다.

두꺼운 외투를 입고 맞추는 게임을 놈들끼리 했었는데, 학교에서 하다가는 걸려서 비비탄 총을 압수당하기 일쑤였고, 때문에 어디서 해야 할까 장소를 물색하던 중,

해태 폐공장의 위치를 알아내서 한동안 그 공장에서 서바이벌이라는, 비릿한(?) 총 쏘기를 즐겼었는데,

폐공장이라서 그런지 입구는 자물쇠로 단단히 잠겨 있었고, 뒷문과 강이 마주 보는 도로 쪽은 입구가 허술해 항상 열려 있어 그쪽으로 들어갔습니다.

학교가 끝나는 해질녘부터 해가 완전히 질 때까지 놀다가 귀가하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엄청 어두워질 무렵에는 항상 친구들 중 한 명씩 꼭 이 건물로 들어오는 큰 트럭을

보았다고, 그 목격담을 말해 주었습니다. 단 한 명도 그 트럭을

전혀 보지 못했답니다. 저 녀석들이 겁먹고 구라를 치는 거라며

우리 둘의 우정을 다시금 다졌죠. 제가 살던 곳이 촌구석이라

총알이 나가는 게 그리 센 편도 아니어서, 그냥 적과 마주치면

도망가고 쫓고 그런 박진감 넘치는 놀이였는데, 친구 중 한 명이 부잣집

친구를 데려오니 전동총을 가지고 오는

겁니다. 총알 한 발의 그 세기는 어찌나

세던지, 가지고 있던 어떠한 총보다

멀리서 페트병을 맞추는 사거리는 일품인 비싼 총이 그만큼 파워가

강했습니다. 다들 몇 천 원짜리 총만 가지고 빵빵 싸대었는데, 이런 전문적인

비싼 총은 없었으니까요. 몇 날 며칠을

하다 보니, 실력이 뛰어난 녀석은 도무지 못 이긴다는

거였습니다. 이 친구들도 격차를 느끼고는

같이 팀이 되거나, 아니면 안 하고 싶다는 눈치였고, 게다가 고가의 총인 만큼 상당히

부러운 눈치를 보였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한 녀석이

5대 1로 싸워 보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부잣집 녀석은 기세등등

해서 "해볼 테면 해보라" 하더군요. 우리는 순례 잡기 형식으로 제빨리

자리에서 흩어져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이 부잣집 녀석이

우리를 찾다가 말고 "어디냐, 나와라!" 이러다가 갑자기 혼잣

말로 "왜 거기 있냐?" 이러면서 폐건물

안으로 들어가 버린 겁니다. 우리들의 룰이 있었는데, 건물

구조가 복잡하고 위험하니 건물에는

들어가지 말자는 거였습니다. 건물 안에는 유리 조각이

사방에 흩어져 있어서, 한 번은 안에서 놀다 넘어진 친구가 손바닥을 꿰맨

적이 있어, 그건 정말 어기면 안 되는 룰이었습니다. 친구들도 잘 알고 있는

룰이었습니다. 이 부잣집 녀석이 안 나오길래, 녀석이 들어간 건물 밖에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아무리 밖에서 불러도 대꾸가 없고, 한 명은 해가 지자 무섭다며

돌아가자고 보채기까지 했습니다. 저는 안으로 들어가서

찾아오자 했는데, 친구 중 한 명이 권총에 달린 손전등을 뽑아서는 "이걸로"

안에 들어가자고 했습니다. 저는 쓸데없는 짓이라고

섰죠. 유리 조각이 밟히는 소리는

우리가 어디쯤에 도착했는지 알 수

있게 해줬습니다. 건물의 가장 안쪽이었죠.

건물이 얼마나 어두우면 달빛도

들어오지 않는 구조였습니다. 이상하게도 이런 폐

건물에 귀뚜라미 우는 소리나 쥐

소리가 들리지도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우리들이 밟고

있는 유리 소리가 전부였죠. 그런데 어디 멀리서인가

선가 안내면 술래. 가위바위보, 가위바위보 이러는 게 건물에 울려

들려오는 겁니다. 야, 네가 또 술래다! 30초

세라. 30, 29, 28… 저희는 숫자를 세는 소리를 따라

녀석을 찾아갔는데, 이 부잣집 녀석이 벽에

붙어 혼자 숫자를 세고 있는 겁니다. 저는 뒤통수를 때리고는… 지금

뭐 하는 거냐고 버럭 소리를 질렀죠. 그러더니 부잣집 녀석이 왜

도망 안 가고 있냐고 뭐라고 하는 겁니다. 뭔 개소리냐, 너 혼자

가위바위보 하고 서바이벌 게임하냐?

우리 여태 밖에 있었다 그러더니 하는 말, 방금 너네랑 하이파이브에서 내가

순례 됐다 이거야. 이게 미친 거지. 진짜 이러고 친구들이 단체로 야유를

했습니다. 저는 이때까지만 해도 이 부잣집 놈이 우리가 자기를 따

돌렸다고 놀리는 건 줄 알았습니다. 뭐 이제 친구 놈도 데려왔다.

2층 베란다 같은 발코니에서 나오려는데 친구 한 놈이 제 옷깃을

붙잡더니 겁먹은 말이, 야, 그 트럭, 그

트럭 이러는 겁니다. 그때 마침 차량이 들어서는

소리가 들려 와서는 정말 친구들 말대로 큰 화물트럭이

들어서는 데 저 공장 안에서 정차하니 시동을 꺼 버리더군요.

그런데 아무도 차에서 내리지 않는 겁니다. 사람 소리도 안 들리고요.

아씨, 왜 안 내리는데? 내 집에 늦었는데! 이러고는 친구들끼리 낄낄

거리는데 친구 중 한 명이 갑자기 기겁을 하는

겁니다. 안내 아무도 없다. 어… 전화 뭐라는데 몰라. 너도 마찬가지 같이

숨바꼭질 하러 가자! 녀석은 우리 말을 듣는 척만

하더니 식은땀을 소나기처럼 쏟더니

차 안에 아무도 없다고, 운전하는 사람이 없다고. 저는 반신반의하며 운전석을

바라봤는데 정말로 사람이 없었습니다. 하늘로 솟았나, 땅으로

꺼졌나 하며 멀리서 사람 인기척을

훑어보는데 건물 위층에서 또 그

소리가 들렸습니다. 안내면 술래. 가위바위보!

가위바위보! 야, 네가 술래다. 30초 세라. 저희는 서로 눈을

마주쳤습니다. 여섯 명, 우리 모두는 같이

있었습니다. 아니면 누가 이 소리를 내었나? 저희는 겁에 질려 진짜 술래라도

된 듯 도망갔는데, 공장을 벗어날 때쯤 친구

한 놈이 숨이 끝까지 차오를 듯

달리면서 하는 말이, 야, 방금 거 위층에서 난 소리

맞지? 어, 어… 왜? 여기 2층인데… 그렇습니다. 저희가 있는 곳은

2층, 우리가 있는 건물은 2층뿐이었습니다.

오래전 옥상으로 올라가 보려 했지만, 옥상으로 향하는 문은 큰 자물쇠로 잠겨 있어 들어가는 것조차 불가능했습니다.

저희는 죽어라 달려 건물에서 벗어나 초등학교 앞 벤치에 앉아 겨우 숨을 돌렸는데, 부잣집 녀석이 멍해져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 겁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까, 그 애가 자기는 누구랑 있었냐고 묻더군요. 눈물을 흘리면서 말이죠.

저희는 말문이 막혔습니다. 더 기가 막힌 건, 그 비릿한 총을 그것들에게 빌려줬다는 겁니다.

그 다음 날 찾아보기로 하고 하교길에 찾아갔을 땐, 트럭은 온데간데없고 그 건물 바깥 외곽에서 산산조각난 비비탄 총을 발견하고는 그대로 돌아가 다시는 그 공장 근처로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벌써 10년이 지난 일인데, 그날 이후 너무 무서워서 잠에...

못 듣거나 악몽을 꾸는 게 잦아졌습니다. 특히 유년 시절 몽유병을

앓았던 저는 친구들보다 더 심했었고, 현재는 그때 친구였던 녀석들

중 두 명만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들 사이에서

술자리 안주로 가장 좋은 소재입니다. 술 한 잔 하면서 이야기하면

여전히 소름이 돋을 정도로 생생한 악몽이

많죠. 개중 한 명은 너무나 나쁜 기억이라 더는 이야기하지 말자고

하는데, 지금 생각해 봐도 트럭과 그

가위바위보 소리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입니다.

현재 그 해태 공장은 쓰레기 처리장으로 바뀌어서

건물도 허물어지고 철 조각들도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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