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여러분이 도시 개통 광고 한번 조직했습니다. 서울 번화가 신촌, 다들

아시죠? 연대 있고, 이대 있고, 그야말로 활력이 넘치는 곳 아닙니까? 여기

신촌역 보십시오. 여기가 지금은 단선이고 전철이 없지만, 복선

전철화되면 5~10분 단위로 열차가 운행되면, 하루에 288배가

2억이 지나갈 겁니다. 이제 신촌역은

서울, 영등포, 대구역까지 거대한 민자

역사가 될 것입니다. 경의선 신촌역은 2호선 신촌역보다

오래됐고, 백 년 넘은 역사를 지녔지만,

어째 경의선 신촌 민자역사는 그

규모에 비해 굉장히 부족해 보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많은 생각이 듭니다. 안타깝게도 2억은 철도와 관련된

부동산 허위 광고 사례에 레전드를

찍은 역입니다. 신촌 민자역사 계획은

1990년대 초반부터 계획되어 2006년에 문을 열었습니다. 주변에는

연대와 이대를 필두로 한 활발한 상권이

신촌이 있으며 단선 디젤 열차가

운행하던 경의선이 복선 전철화가

완료된다면 접근성도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경의선 신촌 민자

역사는 성황리에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도 했습니다. 이 과정이 신촌

민자 역사의 문을 연 모 쇼핑몰은 상가

분양 광고를 하게 되는데, 경의선 복선

완료 시 288회, 10분 간격 운행이라는 역대급 허위 광고 문구를

삽입하게 됩니다. 이 문구는 엄밀히 따지면 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경의선 신촌역은 서울역으로 가기 전

마지막 역이기도 하니 수많은 열차가

오고 가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수많은 열차들이 흔히 지하철이라고

생각하는 통근형 전동차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신촌역을 지나가는 288회,

10분 간격 운행하는 열차의 대부분은 여객을 취급하지 않는 공차 회송

열차였고, 이중 여객 취급을 하는 열

차는 시간당 1대 운행하던 통근 열차였습니다.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업체가 강조한 '경의선 복선화'라는 문구 역시 잘못된

길입니다. 애초에 경의선 복선전철 사업은

본래 용산~문산 구간으로 계획됐고, 가좌~신촌~서울역 구간은 복선 전철화

계획이 없었습니다. 이도 그럴 것이 경의선 가좌~서울역 구간은 각종 차량

기지의 존재로 다양한 열차들이 매우

많이 다니므로, 과거부터 지금까지 선로

용량 포화 문제에 시달렸습니다. 이에 따라 경의선 전철 개통 이전부터

운행하던 서울역행 통근 열차도 한

시간에 한 대 꼴로 운행했을 정도니까요.

물론 경의선 용산 구간 복선 전철 사업이 지하화 문제와 사고 등으로 개통이 연기됐고, 문산부터 디지털

미디어시티 구간을 1단계 구간으로 개통하되, 지역 주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임시로 서울역행 전동차를

1시간에 한 대 꼴로 운행하게 됨에 따라

결과적으로 신촌역에 전동차가 정차하게

되긴 했습니다. 문제는 정차하는 전동차가 5~10분 간격이 아니라

1시간에 한 대였다는 겁니다. 이 황당한 사실을 알기 어려운 투자자들은 해당

광고의 진실을 알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후 이 광고가 허위 사실임을

알게 된 후 다들 어이가 없었죠. 결국

허위 광고 집단 소송이 이어졌고, 해당

업체는 분양금 188억 원을 돌려주라는 판결을 받게 됩니다.

이후에도 신촌역 민자역사의 공실률은

여전히 높고, 활용 방안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진전은 미미합니다.

경의선 신촌 민자역사의 실패는 비단

전동차 운행 간격 허위 광고뿐 아니라

의류업계 트렌드와 신촌 상권 변화,

시장 조사 실패도 있지만, 철도 정보를 알기 어려운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분양 실적을 높이기 위해 교묘한

눈속임을 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여러분이 지금 이 영상을 보고

있는 순간에도 부동산 광고들을 지나가면서 꼭 한 번은 보셨을 겁니다.

지하철 노선, 철도 프리미엄 등 무슨

내가 입주할 때쯤에는 다 지어질 것처럼 광고해대는 사례가 많긴 합니다.

특히 철도는 부동산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보니, 이에 관련한

허위 광고 사례들은 신촌역뿐만이

아니라, 가령 고속철도 예정지라는 문구를 내걸고 분양 광고를

한 사례가 있는데, 당시 호남고속철도

출발 유력 예정지로 서울 양재동이 언급된 적이 있습니다. 이를 2003년

당시 모 상가 분양사에서 고속철도 출발역

인근이라며 광고를 했던 겁니다. 막상

2004년 호남고속철 개통 시 출발역은 용산역이었으니, 명백히 허위

광고였던 것이죠. 따라서 공정거래위원회는 허위·과장 광고라

시정 명령을 내렸고, 분양사는 소송을

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예정’이라는 용어는 확정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결정된 상태임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정부 용역 보고서의 양재동이

유럽지로 언급된 것은 맞지만, 유럽지를

‘예정지’라고 표현한 것은 허위 과장에

해당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덧붙여 고속철

출발 ‘예정지’라고 표현하면 사업계획이

상당 정도 진행될 시기적으로나 내용상으로 거의 확정된 것으로

받아들여지며, 변동이 가능하다는 설명 문구도 곁들이지 않았다며 조목조목

이유를 따지며 참교육을 시전한 적이

있습니다. 부산 남구 용호동의 모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과장된

분양 광고로 입주민들이 집단 소송을 한

적이 있는데, 여기에도 철도가 간접적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아파트

단지 분양 광고에서 20년째까지 아파트

옆에 단순한 공원이 아닌 콘도, 호텔

등을 갖춘 해양 공원 조성을 아파트 건설과 연계하는 사업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또한 대연동과 용호동 간을

잇는 경전철을 입주 때까지 건설하고

직선 도로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해양공원은 경전철,

직선 도로 모두 광고와 달리 아파트가

완공되기까지 어느 것도 이뤄내지

못했습니다. 입주민들은 입주 전 건설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이 공방은 약 10년 가량 지속되었습니다.  아파트는 해양공원을 조성하지 않고 광고

내용과 같은 주거 환경을 갖추지 못한 주민들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금전 보상의 의무가 있다고 밝히며

최종적으로 입주민들이 승소했습니다. 다만 경전철과 직선 도로 개통 관련

하루 288회, 10분 배차간격인데도 폭망한 전철역(feat. 철도를 활용한 부동산 허위광고)

하루 288회, 10분 배차간격인데도 폭망한 전철역(feat. 철도를 활용한 부동산 허위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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