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끝나면 욕부터 나오는 영화, 황당한 결말로 멀쩡한 영화에 재를

뿌리는 영화. 오늘은 미치도록 허무한

영화 결말 다섯 편을 소개해 드립니다. 허무한 결말의

대명사, 이름이 빠질 수 없죠.  '식스 센스'를 탄생시켰지만 오히려

반전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나락으로

떨어져 버린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입니다.

샤말란 감독은 반전 하나에 영화 전체를 집중시키다 보니 오히려

허무한 결말로 끝나는 영화가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그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가 바로 2002년

《사인》입니다. 어느 날 정체불명의 사인들이 지구 곳곳에 등장하고, 얼마

후 엄청난 수의 외계 비행체가 지구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지적 능력과 신체 능력을

가진 외계 종족이 지구를 점령하기 위해 침공해 왔다는 거죠. 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한마디로 요약해 보자면,

세상 모든 일은 다 예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주 사소한 일들

끔찍한 사고들 마저도 사실은 다 의미가 있었다는 건데요. 최고의

타자였던 동생이 백수가 되어서 야구 배트를 벽에 걸어놨고, 아들은

심각한 천식 때문에 괴로워했습니다. 딸은 물맛이

이상하다면서 집안 곳곳에서 먹던 물을

놓고 다녔죠. 하지만 이 모든 일들이 외계인과 마주한 이 순간을 위해

존재했던 겁니다. 천식 때문에 외계인의

가스가 통하지 않고, 벽에 걸린 배트로

외계인에게 스윙을 날리고, 곳곳에 있던

물들이 쏟아지면서 외계인을 물리치게

되죠. 아, 그런데 지구를 침공한 이 외계인의 치명적인 약점이 바로

물이었습니다. 뭐 산성 이런 것도 아니고, 그냥 물에

닿으면 죽습니다. 지표면에 70% 물로 덮여

있고, 평균적으로 3일에 한 번씩 하늘에서 물이 쏟아지는 이 행성에 물이

약점인 외계인이 도대체 왜 침공을

했을까요?  랑 감독은 2년 뒤에 더

빌리지라는 영화를 내놨습니다. 이 영화는

문명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한 마을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거의 서부 개척

시대로 보이는 이 자연주의 마을에는 한 가지 커다란 비밀이 있습니다. 마을

넘어 금지된 숲에 차마 입에 올릴

수도 없는 괴물이 살고 있다는 겁니다.

마을은 이 괴물을 피하기 위해서 매일 밤

보초를 서고, 비상경보가 울리면 모두 집안에 숨어서 괴물이 사라지기만을

기다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의 청년

루스가 칼에 찔리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아무런 약도 의료 기술도 없는 마을

사람들은 그저 두 손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요. 앞을 보지 못하는

주인공 아이비가 그를 살릴 약을 구하러 마을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영화의 한 4분의 1 정도 되는 지점인데, 여기서

반전. 그런데 알고 보니까 이 마을이 서부 개척 시대 같은

과거가 아니라 차가 돌아다니는 현대에 있는

마을이었고, 숲속의 괴물도 실제가

아니라 주민들이 마을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만들어낸 가짜였던 거죠. 문명

생활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된 사람들이 삶의 희망을 잃어버렸을 때,

비슷한 처지에 있던 한 역사학자가 과거의 방식대로 고립된 마을을 만들고

살자는 제안을 했던 겁니다. 이 영화는

개봉 전에 마을에 일어난 미스터리한

사건과 괴물에 대한 이야기로 홍보를

했었습니다. 당연히 관객들도 그걸 기대하고 이 영화를 봤을 텐데,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야, 이건 다 가짜였다'

하고 끝내버린 결말이었습니다. 차마란 감독의 허망한

영화 삼부작으로 불리는 마지막 영화는

2008년 <해프닝>입니다. 이 영화는 멀쩡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쇼킹한 장면으로 시작하면서 엄청난

궁금증을 불러일으킵니다. 영화는

생물학을 가르치는 주인공과 그의 가족을 중심으로 전개되면서, 이들이

미스테리한 사건을 해결할 것 같은, 적어도 실마리라도 찾을 것 같은 기대를

갖게 하죠. 그런데 정작 이 사건의 원인은

영화의 중간중간 TV 뉴스를 통해 밝혀집니다. 실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위협을 느낀 식물들이 갑자기 독성

물질을 공기 중에 방출하기 시작한 거죠. 그래서 바람이 부는 곳,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이 독성 물질에 노출된

사람들이 갑자기 목숨을 끊기 시작했던

것이었습니다. 이 영화의 결말은 이렇습니다. 더 이상 도망치기에 지쳐서 자포자기한

주인공이 바람 부는 벌판으로 걸어갑니다.

그런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 엄청난 사태를 일으켰던 독성 물질이

갑자기 사라져 버린 건데요. 하지만 영화는 아무런 이유도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저 해피 엔딩을 맞은 주인공과, 지구의 반대편에서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영화가 끝나게 되죠.

아, 저도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영화는 얼마 전에

개봉한 아주 따끈따끈한 영화인데요

블레이크 라이블리 주연의 <우리가 끝이야>입니다. 무슨 사연인지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한 마디도 못했던 주인공 릴리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 건물의 옥상에 올라갑니다. 거기서

운명처럼 한 남자를 만나게 되죠. 둘은 키스까지 갈 뻔했지만

아쉽게 헤어지게 되고, 릴리가 꽃가게를 개업하면서

채용한 직원의 오빠가 바로 이 남자였습니다.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져서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되죠. 그런데

이때부터 조금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주방에서 뜨거운 걸

만지다가 사고가 나는데요. 릴리는 이상하게 이 일을 잘

기억하질 못합니다. 하지만 눈에는 시뻘건 멍이 들어 있죠. 얼마 후에는 남편과의

다툼 중에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나는데요. 이때에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기억하질 못합니다. 그리고 영화의 결말에 드러나는 진실…

알고 보니 이 사건들이 사실은 남편의

가정 폭력이었던 겁니다. 릴리는 어릴

적부터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면서 자신의 첫사랑도 아버지의

무참한 폭력에 헤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과거 때문에 남편의

폭력을 무의식적으로 기억에서 지우고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사소한 사고라고

여겨왔던 거죠. 영화의 전체 러닝

타임에 거의 전부가 알콩달콩한 연애 이야기입니다. 가정폭력에 대한 부분은 아주 잠깐씩 등장한 회상과 영화의

끝부분이 전부인데요. 이런 결말이 너무

뜬금없기도 했고요. 가정 폭력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굳이 이렇게 로맨스

장르로 포장했습니까? 제가 최악으로 뽑는 최악의 결말. 2012년 데블

끝나면 욕부터 나오는 영화 TOP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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