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말해둘 게 있습니다. 토드 필립스의 조커 두 번째

영화인 폴리아나, 일반적으로 지금까지 걸작으로

꼽히는 영화들과는 다릅니다. 일단 이 영화는 때깔이 정말

좋거든요. 한 장면도 허투루 쓰지

[음악] 않고 거의 모든 장면을 예술 작품에

가까운 완성도로 찍어낸 것은 정말 칭찬할 만합니다.

직접 화면 보는 건 저도 즐거웠어요. 전작에서는 이렇게 광활한

화면에 주인공을 툭 떨어뜨리는 장면들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이렇게 갇혀 있는 앵글을 주로

[음악] 사용하죠. 이렇게 답답한 감옥 안에 있던

아서가 법정으로 향할 때 뻥 뚫린 듯한

세상으로 나간다는 느낌을 그대로 전해줍니다. 어둠 속에 갇혀 있던 아서가

광활한 세상 쪽으로 [음악] 나가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죠. 드디어 함께

[음악] 빛을 보는 장면입니다. 꽤나 상상 이상의 연출이었죠.

모솔 아다 플레이 [음악] 첫키스와 섹스를 통해 구원받는

장면입니다. 혹은 받았다고 생각하는 장면. 편집에는 상을 하나 주고

[음악] 싶습니다. 다 너한테 맡겨. 다른 데서

조졌는데… 촬영도 물론 영화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아무것도 빼놓지 않고 완벽한 구도로 된

[음악] 영화들은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고 자꾸 다시 보고 싶어지는 마력을

발휘하죠. 다 아는 내용인데도 보고 또

보게 되는 영화들 [음악] 중에 촬영이 형편없는 영화는 정말

찾기 힘들 겁니다. 그러나 본디 영화란 영상으로 조립한

이야기입니다.  밖으로 꺼내 [음악] 놓은, 아니면 온갖 상징들로 숨겨놓은

영화 안에서는 이야기가 꿈틀대고 움직여야

합니다. 트로이 전쟁 같은 고전이 계속 리메이크되고, 셰익스피어의 곡들이 끊임없이

영화로 만들어지는 이유는, 들을 이야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촬영이란 이야기를 더

재미있게 만들어주기 위한 수많은 수단 중 아주 중요한 하나입니다.

축일뿐입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촬영을

개같이 못해서 망치는 영화는 있어도, 촬영 하나만으로 재미있어지는

영화는 없다는 겁니다. 이건 너무 당연한

얘기죠. 조커 폴리는 저에게 있어서는… 이었습니다라는 건 별로 인정한다

하더라도, 적으로 재미를 느낄 수가 없는 [음악]

화. 재미를 느낄 만한 서사가 존재하질

않거든요. 뭐, 전편의 서사를 배반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그 얘기는 나중에 제대로 할 거고요. 재미를 느낄 만한 서사가 거의

존재하질 않는다는 겁니다. 이 영화는, 아… 조커의 사생

팬인 리제를 만나서 사랑에 빠지는 초반

서사,  여러 명의 사람을 살한 조커의 혐의를

고소당하여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중후반 서사가 아주 길고 지루하게 펼쳐집니다.

[음악] 떼놓고 보면, 러브스토리와 법정

드라마죠. 오, 이렇게 두 개 연결된다니까 좀 재밌을 것

같다? 그건 그거 두 개가 제대로 됐을 때 얘기고요. 먼저, 젤은 아서 플렉이

아니, 조커의 사생팬입니다. 그러므로 그녀는

아서에게 계속 조커로 존재하길 권유합니다.

그리고 아서가 조커의 자아를 드러내자, 그와 사랑에

빠집니다. 레이디 가가는 거물급 스타일

등장도 있고 하니까, 여기까지는 재미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극적인 재미는 없죠.

우리가 할리퀸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이미지를 4분으로 늘여 놓았을

[음악] 뿐이니까요. 참고로 조커와 할리퀸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그 망작이라고 불리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꺼내 놓기가

너무 진부해서 플래시백 몇 개로 대체한

정말 뻔하디 뻔한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이쪽 애들은 두 또라이가 고담을

돌아다니면서 닥치는 대로 범죄를 저지르는 걸 구경하는 재미라도

있었는데, 여긴 그런 게 없습니다. 다 감옥에

있거든요. 크리스토퍼 놀란이 왜 로빈의

이름을 영화의 맨 마지막에 밝힐까요? 익숙한 이름이 등장하는 순간

관객들의 머릿속엔 그 이름이 갖고

있는 이야기가 대충 그려집니다. 당연히 이 이름을 듣는

순간 우리의 머릿속엔 할리퀸이 갖고

있는 서사가 대충 그려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조커와 사랑에 빠지는

할리퀸의 서사를 아무런 설명 없이 그대로 내놓거든요. 이렇게 해버리면 관객은

재미보다는 지루함을 느낀다고, 무리가 있습니까?

거기에 지루함에 오르가즘을 찍어버리는

것이 바로 이 뮤지컬 [음악] 장면들이에요. 그만큼

뮤지컬이라고 해서 제가 무조건 싫어하는 것도 아닌데, 아주 조금은

있지만 이 뮤지컬 장면들은 마치 담배와

같습니다.  라라랜드의 뮤지컬 장면들, 그레타 거윅의 뮤지컬들은

스토리와 조응하며 노래 한 곡이 지나는

동안 이야기가 함께 흘러갑니다. [음악]

[박수] 더 유명한 뮤지컬 영화들의, 더 유명한

곡들도 같은 공통점이 있죠. 즉, 노래를 듣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은 겁니다. [음악] 여긴 어떻죠?

화면에서 이 화면으로 곧바로 넘어간다고 해서 우리가 놓치는 이야기가 전혀

없습니다. 안 그래도 진부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갑자기 멈추더니 둘이 무슨

코인 노래방이라도 온 것처럼 추억의 명곡을 하나 틀어줍니다.

길이도 자비가 없어서 꼼짝없이 이걸 다

들어야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죠. 안 그래도 하나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중간에 몇 번씩 끊어가며

강제로 추억의 명곡 사이트를 봐야

하니 짜증 납니다. 이게 뭐하는 겁니까? 할리퀸과 러브스토리를

제하고 영화에 남아 있는 장면들은 이어집니다.

정말 많죠. 그중에 제일 미는 건 '성난

사람들'입니다. 한번 보세요. 그 고전이 아닙니다. 자,

그렇다면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재미있다는 겁니다.

뭘까요? 여기도 이야기입니다. 정황, 증거, 이기로 해서

[음악] [음악] 그 이야기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처음 한 사람이 주장하던 내용이 뒤집히고, 다른 가설을

고려할 수 있겠습니까?  없습니다. 작은 증거들이 하나하나 나오면서

때로는 뒤집히기도 하고, 뒤집다가 또 뒤집혀서 원래대로

돌아가기도 하면서 진실을 알아내는

[음악] 이거는 기본입니다. 거기에 각자 주장과

입장이 다른 매력적인 주인공들이 등장해서, 진실이거나 혹은 진실로 믿고

싶은 쪽으로 이야기를 끌어당깁니다. 양쪽에서 잡아당기니까 당연히 첨예한

대립과 긴장감이 발생합니다. 관객은 때로는 피고의

[영화걸작선 통합편] 조커 : 폴리아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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