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시청자 여러분, 한 주간 편안하셨습니까? 얼마 전 파월은 참으로 황당한 발언을 했습니다. 암호화폐는

금과 경쟁하는 자산이라고 말이죠. 이

파월이 이 발언을 한 이후로 저는 며칠 밤잠을 설치면서 고민을 했어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달러를 주관하는 연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수장인

그가 왜 이런 발언을 했을까요? 미국의

달러를 좌우할 수 있는 그가, 장차 달러의 대체제가 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경쟁 자산인 암호화폐를

두둔하다니 말이죠. 이 퍼즐을 풀기

위해서는 트리핀의 딜레마를 이해하셔야

만 합니다. 뭐, 얼마 전 방송에서 한번 설명을 드렸습니다만, 다시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죠. 트리핀의 딜레마라는

것은 국제 통화 시스템에서 기축 통화인 달러가 겪을 수밖에 없는, 하지만

정작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 문제를 말합니다. 기축통화가 뭐예요?

세계인들이 함께 쓰는 화폐입니다. 지금

달러가 진정한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달러가 미국보다는 미국 바깥으로

원활하게 유통되어야 합니다. 즉, 미국은 어떻게 해야 되죠? 달러를

수출하고 대신 재화를 수입해야 하는 그런 구조인 겁니다. 그런 과정에서

미국은 제조업이 쇠퇴할 수밖에 없겠죠.

아, 미국에서 돈 들여서 생산하는 것보다는 잉크 값만 들여서

100달러짜리 돈을 인쇄하고 그 돈으로 재화를 사오는 것이 훨씬 더

이득이기 때문이죠. 당연히 미국은 전 세계의

기축통화인 달러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경상적자가 누적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미국 내부로 들어오는 유동성보다 외부로 나가는 유동성이 더

많기 때문이죠. 자, 경상적자가 계속해서 누적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달러 가치는 점진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치가 점점

하락하게 되면서 기축통화로서의

수명을 다하게 되는 것이죠. 뭐 예전에 스페인도 그랬고 영국도 그랬습니다.

나라들의 공통점은 제조업이 약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죠. 자, 이익이 되는 장사, 그러니까 기축 통화를 수출하고 재화를 교환하는 그 메커니즘에 취하다 보니까 자국의 제조업이 썩어가는 것을 감수해야만 했던 것이죠. 그래서 뭐 기축 통화의 저주 이런 말도 생겨난 거고요.

그럼 반대로 트럼프의 최근 주장처럼 미국의 제조업을 다시 부흥시키고 달러가 미국을 향하도록 하게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경상수지 적자를 크게 줄여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 시장에 달러가 충분하게 공급되지 않는다면 일시적으로 글로벌 유동성은 부족해지게 되고, 이는 전 세계 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죠.

지금이 딱 그렇잖아요. 미국이 미국 안의 공장을 짓는 리쇼어링 정책을 시작하고 난 뒤 미국 예외주의 말이 나올 정도로 미국 경제만 튼실하고 그 외 국가들은 지금...

곡소리가 나고 있지 않습니까? 자, 그러면 이런 일이 계속 누적된다면

어쩌시겠어요? 모두 달러를 거부하게

되죠. 결국 달러는 미국에서만 쓰이는

로컬 통화가 되어 버립니다. 전자의 경우, 그러니까 달러를

유통시키고 경상적자를 누적시킬 경우,

글로벌 경제는 호황이 되지만 달러는 서서히 죽어갑니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

그러니까 미국 제조업을 부흥시키고,

달러를 미국으로 역유입시킬 경우, 달러는 어느 날 갑자기 로컬 통화가

되어 버리죠. 결국 속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

겁니다. 이처럼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요걸 바로

트리핀의 딜레마라고 부르는 것이죠.

그러니까 달러 유동성이 충분히 공급되는 동시에 달러 가치가

높아지기는 이론적으로 어렵습니다. 안 되는 거예요. 어느 한쪽은 반드시

포기해야만 한다는 것이고, 어느 쪽을

선택하든 기축통화로서의 수명은 대략 100년 정도가 되었던

것이죠. 최근 달러의 흐름을 보면

글로벌 GDP 대비 미국 비중이 줄어드는 데 반해, 외환 거래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커졌습니다.

그러니까 전자를 선택해 왔다는 것이죠. 실제로 글로벌 GDP 대비 미국의

비중은 2001년 최고점이었습니다. 당시 31.2%였던 것이 2023년

현재에는 26.2%로 하락했습니다.  만 달러의 결제 비중은 여전히 88%

내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은 만성적인 경상적자 국가가 된

것입니다. 트리핀의 딜레마 중에서 천천히

죽어가는 선택을 했다는 말이 되죠.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

이후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가

되었으니까, 이제 달러는 거의 수명이 다 되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그렇게 생각하기엔 최근 달러의 모습은 너무도 이상하지 않습니까?

트리핀의 딜레마가 맞다면, 달러는

지금쯤 인덱스 기준으로 70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어야 맞는데요. 지난 수십 년

동안 인덱스에서 100 주변을 꾸준히

유지해 왔습니다. 아, 분명히 서서히 죽어가는 쪽을 미국은 선택을 했고

달러 가치는 서서히 쇠퇴하는 게 맞습니다만, 어째서 달러는 전혀 죽지

않고 강함을, 강인함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유대인들이 달러를 강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계속해서 강구해 냈기 때문입니다. 우선 미국은 경상적자의

크기를 좀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게 하기 위해서 GDP라는 개념을

도입하지요. 그 GDP의 70% 이상은 소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쓰는 거예요.

그냥 미국이 달러를 확 찍어내서

해외로부터 재화를 가져다 쓰는 것도 GDP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이렇게 해서 높아진 GDP, 경제 규모의 크기를 이용해서 미국의

경상적자를 경제 규모 크기 대비 작아 보이게 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이것으로 기축통화는 그 수명을 수십 년 늘리는 데 성공을 하죠.

하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죠. 전체 소비는 70%밖에 차지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또 하나의 방법을

만들어냅니다. 바로 오일 쇼크를 일으켜서 더 많은 달러가 석유 시장에

잠기도록 조치를 했어요. 석유 가격을

급등락시키면서 각 나라마다 전략적인 비축을 축적하게 만들었죠. 그럼 달러는 많이 풀리겠죠?

그래서 달러는 엄청나게 잠겨 있게 되었고, 달러는 더욱 굳건해질 수 있었습니다. 가치가 높아지는 거죠.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달러를 더 쟁여둘 수 있는 창고가 필요했는데요. 국제적인 투기 세력들을 만들어서 외환 보유고가 상대적으로 작은 나라들을

주기적으로 공격합니다. 그러면 국가들은 어떻게 해요? 방어를 해야 되겠죠. 부도가

나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되죠? 달러를 충분히 쟁여두어야만 합니다.

아,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4천억 달러의 외환 보유고를 가지고 있잖아요. 엄청난

규모의 달러가 각 나라의 창고마다 쌓여가면서 달러의 새로운 수요처를

만들게 되었고, 달러는 유동성을 외부에 공급하면서도 그 가치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로써 달러는 또다시

수십 년의 수명 연장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이것도 한계에

다 달았어요. 이제 달러도 기축 통화로서 100년의 수명이 다해 가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유대인들은 또 다른 방법을 고안해

냈습니다. 달러를 효과적으로 쟁여둘

수 있는 새로운 창고 말입니다. 그게 바로 암호화폐의 탄생이었다는 겁니다.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 상당량의 달러가 정해지는 순간, 미 달러는 기축

통화로서의 유동성을 늘릴 수 있으면서도 가치 하락을 막을 수 있게

된 겁니다. 심지어 엘살바도르 같은

나라에서는 비트코인을 국가가 직접 매수하고 있죠. 미국의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회사는 본업으로 번 돈보다 비트코인의

평가액 상승으로 더 유명한 회사가

되었고요. 파월이 그랬듯이 비트코인은

그 특성이 금과 유사합니다. 특히 탈중앙화된

가치 저장 수단이라는 특성이 더욱 그러한데요. 오늘날의 금처럼 국가별

보유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비트코인은 결국 달러로

박문환 | 비상하는 암호화폐, 달러 패권 지속의 열쇠일까?_ 241221_스페셜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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