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머니는 미군 장갑차에 치어 죽은 딸을 가슴에 묻고 촛불을 들었습니다. 그건 이전에

대한민국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광경이었습니다. [음악] 없으니까 우리나라에서 저도

놀랐습니다. 이런 시위가 있을 수 있구나. 촛불을 손에 든 사람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었습니다. [박수] 살려내라! 살려내라! 를

살려내라! 살려내라! 15살 두 소녀의 참혹한

죽음이 불러온 분노의 물결. 그 시작은 한일 월드컵으로 온

나라가 축제에 들떠 있던 6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음악] 미국과 1대1로 비긴 뒤

16강의 마지막 관문인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앞두고 온 나라의 붉은 물결이

넘실대던 6월 13일. 경기도 양주에서 여중생

두 명이 미군 장갑차에 치어 순식간에

사망했습니다. 학교를 발칵 뒤집어놓은 죽음. 효순이와

미선이는 학생들이 통학하던 길에서 5톤이 넘는 미군 장갑차에 치어 비참한 죽음을 맞았습니다.

맞았던 겁니다. 평소에도 늘 다녔다는 길

아이들은 장갑차를 피하지 못한 걸까요? 그날은 전국 지방선거가

있었던 학교 쉬는 날이었고, 위에서처럼 걸어 다니지 않던

길, 진짜 여건이 안 돼서 어... 국민학교

다 태워다 주고 그러는데, 필 그날도 걸어가다가 그런

사고가 나서... 아이들을 피하려던 도로에 있던 아들을

향해 한 장갑차. 주변이 한산한 오전 시간인 데다

당시 아이들은 눈에 잘 띄는 색의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장갑차를

운전했던 미군은 걸어가는 아이들을

미처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쪽에

탱크 같은 거기 때문에 운전자는 안에 있고, 차기 수신하는 사람 따로

있거든요. 그 사람이 보고, 운전자는 아마

못 본 거죠. 장갑차의 구조상 운전석에서는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앞에서 걸어가는 사람을 볼 수 없었고,

운전병을 통지하는 반병은 아이들을 봤지만 무전기가 고장나 알릴 수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상황을 목격했던

주민들의 말은 달랐습니다. 사고가 발생했던 그 시간

도로 맞은편에서 또 다른 장갑차가 오고

있었다고 합니다. 넘어오는 차가 막 소리를

치더라고요. 기사가 막 『저쪽에 차가…』 그걸 못 알아들었는지

어쨌는지 하여튼 저기 했는데, 한 대가

『비키라고!』 이렇게 딴 쪽으로. 그러니까

교차를 못 하니까 한 대가 비켜나도록 이렇게 봤어요. 사고가 발생했던

도로는 두 차선을 합한 폭이 약 6.5m. 그런데 맞은편에서 오던

장갑차와 아이들을 친 장갑차의 폭을

더하면 도로 폭을 넘습니다. 교차하면 부딪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무전기가 서로 저들끼리 박치기 안 하려고 피하다가 그러다가

뱅크가 확 틀어지니 그 산 비탈

버렸단 말이야. 실제로 당시 사고 현장에는 급하게 방향을 튼 흔적이

뚜렷합니다. 예고된 비극. 하지만 당시 미군들은

주민들의 안전을 배려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궤도 장갑차가 서로 교행할 수

없다는 것도 지네들 군사 기보도 무시하고 일주일 전에 훈사, 훈련이

있으면 통보하고 그다음에 행정관을 이용해서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떤

훈련이 이루어지니까 이때는 무엇을

조심하라고 통보를 다 해야 되는 게, 그동안 관례 수십 년 한 번도 없었어요. 당시

미군은 사건을 빨리 마무리 짓고자 유족들에게 장례부터 치르라고

종용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장례식을 치르고

나자 면담을 거부한 건 물론, 한국 경찰과 함께 하기로 한 합동

조사에도 나타나지 않았던 겁니다. 분노한 사람들이 미군 부대 앞에 모여

시위를 시작했고, 맨 앞을 지킨 것은 학생들이었습니다. 정말 무고한 학생이

죽은 경우였기 때문에 굉장히 감정이입도 많이 됐었던 거 같고요.

학교가 끝나는 대로 그럼 모여서 같이

가서 버스를 타고 그 부대 앞으로 갔었던

기억이나요. 하지만 당국의 요청에 따라

들 거지, 법적으로는 미군의 재판

이관을 요청했지만 미군은 이를 거절했던

겁니다. 한국 사법부가 처음으로 요청한 것이고, 그것에 대해서도 안 하겠다, 혹은

호의적으로 고려하지 않겠다, 이렇게 된 거니까 분노할 수밖에 없는 거죠.

재판은 5개월이 지난 후에야 열렸고,

유족과 시민단체는 재판 방청을 요구하며 미군 부대 앞에 모였습니다.

그런데 항의하는 시민들로부터 미군을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한국 경찰이 자국민들을 폭행하기 시작한

[박수] 겁니다. 방청을 요구하는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몰아내면서 진행된 재판의

결과는 운전병과 관제병 모두 무죄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분노한 시민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두 미군은

미국으로 돌아갔던 겁니다. 국민을 지켜주지 않는 국가라면,

국민 서로가 서로를 지켜야 했습니다. 의정부에서 이렇게 하는 게 이제는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저도 무죄를

받은 상황에서는, 그러면 이제 서울로 가자, 그렇게

했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인파가 촛불을 들고

모여들었던 것입니다. 1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두

여중생의 죽음에 무책임한 국가에

분노하며 촛불을 들었던 것입니다. 6개월 전 광장에서 '필승 코리아'를 외쳤던 그 마음 그대로, 미국 앞에서 대한민국의 주권을

회복하라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국민들. 어쩌면 이런 일이 벌어질지

몰랐을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심각성을 느끼지 못했던

저의 무관심에 대해서 반성하고,  딸아이를 가진 아빠로서,

국민으로서, 그리고 역사의 중요한 한

현장에서 빠지고 싶지 않았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라는 준엄한 경고, 그것이 14년 전 우리가 촛불을

점화시켰던 것입니다. 2008년 10월 13일, 국정

감사장에 한 젊은 엄마가 참고인으로 불려 나왔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집회 현장에 영상이 상영됩니다.

저, 유모차를 끌고 나갔을 때, 시위 현장에서 저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까?

멀리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건 알고 있었죠.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아기를 데리고 나가셨어요.

파도에 휩쓸려서 아기가 죽을 수도 있는데, 해수욕장 가는 사람들은 그럼 뭔가요? 똑같은 거라고 생각하는데…

당시 유모차를 끌고 촛불 집회에 참석해 '유모차 부대'라고 불렸던 엄마들. 근데 갑자기 경찰이 아동학대 등의 이유를 대며 이들을 수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양씨는 경찰이 찾아왔던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법 집회를 주관했고 주최측과 공모해서 유모차 부대를 조직적으로 만들어서 했다는 이유로 잡혀갈 수 있다는 식의 얘기였죠.

심지어 남편까지도 수사 대상이었습니다.

대상에 포함시켰던 겁니다. 당시 이들에게 적용된 제목은 일몰 이후의

모든 시위는 불법이라는 집시법 10조와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했다는

일반교통방해죄. 일반교통방해죄는 진짜 심각한 죄로, 그

법정형이 징역 10년 이하, 1500만

원 이하. 아주 중범죄입니다. 경찰은 이 법을 근거로 집회에

2002년부터 2024년까지, 촛불집회는 어떻게 변해왔나? | 그알로 보는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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