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거대한 주, 바로 알래스카죠. 우리가 생각하는 알래스카는 너무 춥고 척박해서 사람이 살 수 없을 것 같지만, 자원은 엄청나게 많이 묻혀 있는 거대한 얼음땡이라는 인식이 있어요.

그런데 이 알래스카에는 단순히 자원이 많은 지역이 아닌, 미국에게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손꼽히는 도시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 도시의 이름은 다름 아닌 앵커리지죠. 앵커리지는 현재 미국의 막대한 자원 공급처이자 국제 운송산업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과연 알래스카에 위치한 앵커리지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오늘은 이 내용을 한번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자, 오늘 저와 함께 살펴볼 지식가이드는 미국 그리고 앵커리지입니다.

북아메리카 북서쪽 끝에 있는 미국의 주, 알래스카.

알래스카는 미국에서도 가장 큰 면적을 가진 주로 한반도 면적의 무려 7배에 달한다고 하는데, 이 넓은 땅에는 불과 73만 명이 조금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해요.

이 중에서도 특히 전체 인구의 40%가 거주하는 한 도시가 존재하죠.

바로 앵커리지. 앵커리지는 알래스카주의 최대 도시이자 항구 도시로 앵커리지라는 도시명에서 알 수 있듯 처음 이 지역은 막대한 알래스카의 자원을 실어 나르기 위한 배들이 닻을 잠시 내려놓는 곳이었다고 해요.

하지만 앵커리지는 현재 알래스카의 산업, 상업, 행정의 중심지이자 항공로의 중요한 연결점으로 세계 하늘의 십자로라고 불리기도 하거든요.

때문에 미국 방위에서 중요한 요충지 역할을 하기도 하고 지하자원도 풍부해 미국에게 자원을 공급해 주는 지역이기도 하죠.

그러다 보니 앵커리지는 자연스럽게 미국에서도 중요한 도시로 손꼽히고 있는데 사실 이 지역은 원래 미국의 땅도 아니었고 과거에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지역이었습니다.

때는 시간을 거슬러 19세기 당시 러시아 제국은 러시아 역사상 가장 넓은 땅을 차지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이때 러시아는 알래스카를 사실 가장 식민지로 거느리면서 지배를 하고 있었죠.

하지만 러시아는 태생적으로 북쪽에 위치한 나라이다 보니 겨울만 되면 항구가 얼어 버렸거든요.

이로 인해 러시아는 1년 내내 얼지 않는 부동항을 확보해야겠다고 생각해 지중해를 호시탐탐 노리게 되죠.

그러나 이 모습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던 나라가 존재했어요.

네, 바로 영국입니다. 영국은 당시 전 세계 패권을 쥐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이 부상하는 강대국들에 대한 경계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러시아가 오스만 제국을 툭툭 건드리면서 세력을 확장하려고 하니까 눈에 거슬릴 수밖에 없었던 거예요.

결국 승승장구하던 러시아는 영국을 중심으로 한 연합군과 크림 전쟁에서 패배하게 되었고, 그 결과 뒤처진 변방 국가로 전락하기 시작했죠.

이 시점을 기준으로 러시아는 심각한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한 여러 정책들을 펼치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상황이 유지되었고 그러던 와중 한 지역이 눈에 띄게 되는데 이 지역에 다름 아닌 알래스카였죠.

당시 알래스카에서는 사금이 발견되고 있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었어요.

만약 금광을 발견하게 된다면 러시아는 막대한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거죠.

하지만 금광을 발견하기 위해선 막대한 개발 비용이 들어간다고 하거든요.

러시아는 금광을 개발하기 위해 알래스카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지만 돈은 돈대로 나가는데 금광은 발견되지 않았죠.

러시아 입장에서는 만약 삐끗해서 영국이랑 또다시 전쟁하게 된다면 아무런 이득을 보지 못한 채 알래스카를 빼앗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이로 인해 러시아는 19세기 중엽 이후 알래스카의 자원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이득을 보지 못한 채 알래스카 매각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그리고 1867년 10월 18일 171만 7,856 제곱킬로미터 땅, 그러니까 한반도의 7배가 되는 영토를 단돈 720만 달러, 현재 가치로 환산해 보면 1억 6천만 달러, 한화로 약 2,100억 원에 미국으로 넘어가게 되죠.

이 말은 즉 1제곱킬로미터당 겨우 4.19달러, 현재 가치로 92달러, 한화로 약 12만 원에 거래했다는 건데 사실 미국이 알래스카를 매입했다는 소식은 미국 국민들 입장에서 그렇게 달가운 소식이 아니었거든요.

당시 미국은 1861년부터 1865년까지 남북전쟁을 치른 직후였다 보니 지금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데 뭣하러 쓸데없이 땅을 사 오냐는 입장이었죠.

결국 이 거래를 성사시킨 윌리엄 H. 수어드 국무장관에게는 '수어드의 어리석은 행위', '수어드 냉장고', 심지어 '북극곰이 뛰어노는 정원' 등의 조롱과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알래스카, 미국의 엄청난 이득을 안겨주고 있죠.

수어드는 몇 수를 내다봤는지 알래스카 매입에 대한 의지를 절대 굽히지 않았어요.

그리고 이 예측은 정확히 맞아떨어지게 되죠.

1899년 러시아가 그토록 나와달라고 빌었던 금광이 발견되었던 겁니다.

이외에도 이 지역에서는 막대한 지하자원들이 계속 발견됐는데 당시 채굴한 철의 양만으로도 현재 약 93억 달러, 한화로 무려 12조 4,000억 원의 가치인데다가 석탄의 경우에는 전 세계에 존재하는 석탄 중 10분의 1이 알래스카에 매장되어 있었다고 해요.

이 외에도 구리, 목재, 천연가스 등 수십 수백억 달러의 가치를 보유한 자원이 매장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고 급기야 유전까지 터지게 되면서 알래스카의 가치는 천문학적인 단위로 뛰어올랐어요.

이에 알래스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면서 지난 1959년 미국의 49번째 주로 승격되었죠.

그리고 이 중심에는 앵커리지가 있었습니다.

먼저 알래스카의 금이 나오고 유전이 터진다는 소문을 듣게 된 사람들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알래스카 지역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워낙 땅덩어리가 크다 보니 움직이는데 큰 불편함을 겪게 되었고 이 시점을 기준으로 알래스카의 철도를 깔아서 이동하기 쉽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 철도 건설에 투입된 각종 자재들이 앵커리지를 통해 들어왔습니다.

이로 인해 앵커리지는 항구가 발전하게 되었고 이후에는 철도를 중심으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앵커리지의 경제는 빠른 속도로 성장했죠.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사람과 물자를 실어 나르면서 앵커리지는 알래스카 주의 인구 40%가 거주하는 최대 도시가 되었어요.

그리고 여기 앵커리지가 미국에게 중요할 수밖에 없는 가장 핵심적인 존재가 있었는데요.

네, 바로 앵커리지 국제공항입니다.

때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가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국가 간의 왕래가 점점 많아졌어요.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아시아 국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당시 소련의 영공을 지나야 한다는 것이었죠.

이때 미국과 소련은 잠재적인 권력 주장을 이어가고 있었고 이에 소련은 자유진영 국가들에게 영공을 개방하지 않으면서 하늘길을 굳게 닫아 버렸으니까요.

결국 유럽, 미국 본토, 아시아 등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대편 북극 항공로로 돌아서 가야 하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여객기들의 항속거리는 제한이 있었어요.

때문에 장거리를 비행하는 항공기들은 어딘가에 경유해서 연료도 채우고 승무원도 교대하는 등의 정비 시간을 벌어야 했죠.

그리고 이 비행기 기착지로 눈에 띄었던 곳이 다름 아닌 앵커리지 국제공항이었어요.

앵커리지 국제공항에서는 미국 본토를 포함한 유럽의 런던, 파리뿐만이 아닌 아시아의 대부분의 지역을 10시간 안팎으로 커버할 수 있는 지리적 메리트가 있었으니까요.

이로 인해 앵커리지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을 연결하는 허브이자 휴게소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막대한 이득을 벌어들이기도 했죠.

뭐, 이런 상황을 살펴보게 된다면 과거 알래스카를 팔았던 러시아 입장에서 굉장히 배가 아플 것 같은데, 여기에 더헤이 지역은 냉전 시대 소련을 견제하는 미국의 군사적 요충지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알래스카 사령부를 창설해 통합된 지휘 통제를 보다 견고히 했고, 이후에는 앵커리지에 엘먼도프 리처드슨 합동 기지를 건설해 군사 작전 훈련 및 미국 핵심 도시로 날아오는 미사일 등을 방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두기도 했죠.

그런데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앵커리지가 위기를 맞이하게 되거든요.

그 이유는 1991년 소련이 붕괴한 이후 러시아가 영공을 전격 개방해 버렸기 때문이었죠.

이 말은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이 이제 앵커리지를 거치지 않고 장기간 비행을 할 수 있게 됐는데, 심지어 항공 기술이 발달하면서 비행기에 항속 거리가 늘어나기도 했죠.

이 상황은 21세기에 접어들어 더욱 극심해졌고, 앵커리지 국제공항은 중간 기착지로서의 의미가 쇠퇴하면서 매력을 잃어가게 되었어요.

하지만 앵커리지 국제공항 여전히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공항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바로 항공 화물의 관문이기 때문이죠.

화물기의 경우 상대적으로 무거운 물건을 많이 실어 나르다 보니 부피도 크고 많은 연료가 필요해요.

결국 장기간 비행을 하기 위해선 재정비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인데 아직 앵커리지 국제공항을 대체할 만한 곳이 없습니다.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아시아 국가들이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앵커리지 국제공항을 이용하고 있고 특히 이 공항이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이기도 했거든요.

당시 세계 각국에서 여러 의료 물품을 운송하기 시작하다 보니 앵커리지 국제공항이 국제 운송의 중심지로 다시 급부상했기 때문이었어요.

이렇게 국제 운송에 허브 역할을 해낸 덕분에 앵커리지의 일자리 10개 중 관계는 공항과 연관이 있을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규모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특히 인도와 미국 간 비즈니스 등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앵커리지 국제공항에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해요.

그리고 여기 앵커리지 지역의 의미를 더욱 중요하게 하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기후변화. 알래스카 근처에는 북극 지역이 있죠.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천연자원과 광물 등 아직 개발하지 않은 전 세계 자원의 22%가 북극 지역에 있는 걸로 추정된다고 해요.

사실 그동안 북극 항로를 이용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죠.

과거에도 항로 개척에 나선 수많은 선박과 탐험대가 빙하에 막혀 더 이상 전진할 수 없던 경우가 대다수였고요.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 지역에 얼음이 녹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빙하가 녹으면 무슨 일이 벌어지느냐. 북극권의 새로운 항로가 생기면서 교통의 요충지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꿈의 뱃길로 불리던 북극항로는 크게 북동항로와 북서항로로 나뉘는데, 특히 태평양을 바로 연결할 수 있는 북동항로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죠.

그 이유는 아시아와 유럽 사이의 화물 운송 기간이 단축되기 때문이에요.

만약 지금 우리나라 부산에서 출발한 화물이 유럽을 간다면 부산에서 수에즈 운하를 거쳐 유럽 최대 무역항인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을 거쳐가게 되고, 이때 이동해야 하는 거리는 약 22,000km로 약 41일이 걸린다고 해요.

반면에 북동항로를 이용할 경우에는 15,000km로 기존 경로보다 32% 거리가 단축되면서 운항 일수도 10일 단축된다고 합니다.

이는 북서항로도 마찬가지인데, 지금은 부산에서 미국의 뉴욕을 가려면 파나마 운하를 거쳐 총 18,000km를 이동해야 한다고 해요.

하지만 북수항로를 이용하면 13,000km로 기존보다 5,000km를 줄일 수 있게 되죠.

한마디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새로운 북극 항로를 이용해 운항을 한다면 지금보다도 시간과 비용을 엄청나게 절약할 수 있다는 겁니다.

결국 북극 항로가 개척된다면 한국, 중국, 일본은 유럽과 미주 물동량 30% 이상을 북극 항로를 통해 운송할 수 있는 셈이라고 하죠.

이로 인해 인접 국가들은 발 빠르게 북극회를 향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 미국은 알래스카와 그 일대의 자원 확보를 위한 북극 전략과 북극권 특사를 신설하면서 국가 안보를 강조하는 전략을 마련했다고 해요.

과연 앞으로 미국은 알래스카와 앵커리지를 어떻게 활용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네요.

자, 오늘의 영상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에 또 다른 안내서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지식가이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보다 20배 작은 땅“이 미국에서 가장 핵심적인 도시 1위인 이유..ㅎㄷㄷ

즐거운 안내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