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계에서 포스트 아포칼립스 슈터 장르는 굉장히 메이저해졌습니다.

특히 오픈월드라는 장치와 함께 주기적으로 잊을 만하면 하나씩 출시되고 있죠.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왕좌에 앉아 있는 폴아웃 시리즈부터

레이지 2, 파 크라이: 뉴 던, 데이즈 곤에

최근에 프랜차이즈의 부활이 예고된 스토커 시리즈 등

메트로 시리즈도 이 트렌드에 편승해 시리즈 최초로 오픈월드가 구현되었습니다.

그런데 메트로 엑소더스의 오픈월드는 앞의 게임들과는 조금 달라요.

그래서 이 리뷰는 메트로 엑소더스의 특별함을 중심으로 다뤄보려고 합니다.

세상 진지한 메트로 엑소더스 리뷰입니다.

본격적으로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유튜브의 한국어 리뷰들은 대부분 이 게임을 그렇게 좋게 평가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크게 4가지 정도 있는데, 짧게 짚고 넘어가죠.

첫 번째로, 출시 전에 매우 기습적으로 에픽 스토어 독점이 결정되어

예약 구매 관련 혼선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한국은 에픽 스토어 지역 제한 때문에 메트로 엑소더스의 출시일에 접근할 수 없었죠.

그리고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에서 한국만 가격이 9만 8000원이었습니다.

골드 에디션은 13만 원이었나 그랬어요.

지금은 정상 가격으로 돌아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건 해결되지 않은 문제인데,

번역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오역과 어조 불일치는 차치하더라도,

본편과 DLC 모두 번역되지 않은 대사가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폰트도 게임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습니다.

다행히 스토리 중심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진행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게임 외적으로 잡음이 많았죠?

출시 초기 버그가 심각해서 여론이 더 안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점들을 고려해도, FPS 팬과 포스트 아포칼립스 팬 모두에게

메트로 엑소더스는 플레이해볼 만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메트로 엑소더스가 원작 소설이 있고 메트로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라는 점이

시리즈 입문이나 게임 입문에 진입 장벽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엑소더스는 시리즈 중 원작 소설과 관련이 가장 적고,

시리즈 내에서 가장 이질적인 스토리를 전개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원작을 모를수록 더 재밌게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오히려 엑소더스가 더 나은 점도 있는데,

이전 메트로 시리즈에서는 주요 갈등에 초자연적인 요소들을 좀 더 비중 있게 다루었습니다.

그래서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장르의 분위기를 해치는 경향이 있었는데,

엑소더스에는 그런 요소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스토리에 대해서 한 마디만 더 붙이자면,

이 게임은 스토리 중심의 게임은 아닙니다.

오픈월드라는 형식을 쓰고 어느 정도 분기가 존재하지만,

비교적 선형적인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고요,

러시아라는 배경 때문에 소재는 신선하지만,

인물과 플롯은 단순하고 전체적인 스토리는 클리셰 투성이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누구에게나 잘 먹히는 이야기들이고,

다시 말하자면 메트로 엑소더스는 단순하면서도 문제는 없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2021년을 기준으로 레이트레이싱을 지원하는 게임들 중에,

게임 내 모든 광원을 레이트레이싱으로 구현한 게임은 메트로 엑소더스 PC 인헨스드 에디션이 유일합니다.

나머지 게임들은 미리 광원을 계산하는 기존 방식에,

특정 광원에만 레이트레이싱을 적용한 거죠

물론 이 부분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의미가 퇴색될 것이고

요즘처럼 그래픽카드를 구하기 힘든 시기에는 모든 게이머들이 즐길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메트로 엑소더스는 현시점에서 차세대 광원 처리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게임입니다

이 영상에서 사용된 모든 게임 플레이 장면은

RTX 2070 SUPER에서 구동했고, 해상도는 1080p,

그래픽 옵션 및 레이트레이싱은 울트라,

DLSS는 균형으로 설정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게임 이야기를 해봅시다.

이 부분은 전체 메트로 시리즈 게임 플레이에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메트로는 굉장히 느리고 불친절해요.

하지만 그 속도와 불편함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자마자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은

느린 이동 속도와 굉장히 절제된 인터페이스입니다.

느린 이동 속도는 맵이 다른 FPS보다는 작고 진행 경로도 비교적 선형적이기 때문이지만,

게임 플레이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우리가 진행해야 하는 맵의 환경이 지하, 늪, 사막 등

빠르게 이동할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플레이어의 이동 속도에 비해 돌연변이들의 이동 속도는 빠르기 때문에

전투의 압박감에도 영향을 줍니다

인터페이스의 경우 시리즈 전통의 무 HUD 모드인 레인저 모드를 활성화하지 않더라도

HUD를 통한 정보 전달은 비슷한 시기에 출시하는 다른 FPS와 비교한다면 거의 없는 편입니다

그리고 또 특이한 점은 고자본 게임일수록 메뉴 화면으로 처리하는 부분들을

메트로 엑소더스에서는 그래픽적으로 처리한다는 점입니다

이 게임에서는 아이템을 제작하려면 작업대를 이용하거나

인벤토리의 역할을 하는 배낭을 통해 제작할 수 있는데

이때 그냥 아이콘과 숫자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내 장비가 바뀌는 것을 그래픽적으로 보여줍니다

물론 이런 게 가능한 것은 그 볼륨이 작기 때문이긴 합니다

메트로 엑소더스의 총기는 DLC를 제외한다면 9개밖에 되지 않고

소비 아이템도 10개가 되지 않기 때문이죠

이런 점들은 상대적으로 작은 볼륨을 가리는 트릭으로만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각각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게임의 밀도가 높게 느껴지고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해줍니다.

앞에서 메트로 엑소더스가 오픈월드 게임이라고는 했지만,

완벽하게 모든 지역이 연결되어 있고 보이는 모든 곳을 갈 수 있는 오픈월드는 아닙니다.

그리고 모든 맵이 오픈월드로 구현된 것도 아닙니다.

엑소더스는 선형적인 레벨과 오픈월드 레벨이 번갈아 가면서 진행이 되고요,

그중 오픈월드 레벨은 늪지대인 볼가,

사막 지역인 카스피안, 바이칼 호수 유역인 타이가,

3개인데 각각의 오픈월드의 환경과 시각적인 부분은 아주 잘 구현되어 있습니다.

단, 오픈월드치고는 다소 선형적인 진행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선형적인 진행 역시 이유가 있습니다.

메트로 엑소더스에서는 맵 마커나 퀘스트 마커가 떠다니지 않습니다.

오직 지도를 통해서만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있는데,

지금 보시는 게 그 지도입니다. 현실 지도랑 거의 똑같죠?

형형색색의 마커가 잔뜩 박혀 있는 3D 지도가 아니라

이런 넝마 조각을 쥐어 주는 것이 좀 당황스럽긴 하지만

이런 점이 게임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최소화합니다.

역시 게임의 밀도가 높게 느껴지고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해주죠.

메트로 시리즈의 팬으로서 엑소더스 본편의 아쉬운 점을 하나 꼽자면,

제목이 메트로인데 지하철 부분을 아주 짧게 다룬다는 겁니다.

핵전쟁 이후 방사능 돌연변이와 오염으로 차오르는 지하 선로를

차세대 그래픽으로 느낄 수 없었죠.

그런데 이 DLC는 바로 그 경험을 제공합니다. 화염방사기와 함께요.

스토리적으로는 메인 캠페인의 마지막 지역의 뒷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반드시 메인 스토리를 완료하고 플레이하시길 바라구요.

메트로 엑소더스 리뷰: 속 빈 강정이 되기 싫은 오픈월드 시대의 싱글 F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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