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무겁지만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또 피하고 싶지만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주제이기도 한데요.

제가 평생 동안 들었던 인생의 조언 중에 과연 최고라고 자신 있게 꼽을 수 있는 말씀입니다.

세상에 없는 세 가지와 우리가 알고 있는 세 가지,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세 가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인생 이 마을에서 살아가고 계신 여러분들, 오늘 영상 끝까지 시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세상을 살면 무슨 일이 벌어지든 내가 구해 받지 않는 것을 해탈이라고 합니다.

배를 타고 바다에 가면서 파도도 치지 말고 바람도 불지 마라.

이렇게 바라는 것이 아니고, 파도야 치려면 쳐라, 바람아 불어라. 나는 이미 튼튼한 배를 마련해 놓았고 좋은 항해술을 습득했고 그 정도는 끄떡없다.

마음속에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은 상태, 이런 마음가짐이 해탈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는 남편이 그렇게 착해 보였는데, 살다 보면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있고 내 뱃속에 열 달을 품어 나와서 내 마음대로 키운 자식도 클수록 제 마음대로 하려고 합니다.

이렇듯 어떻게 세상 일이 나의 생각대로만 되겠습니까?

파도가 일면 파도를 타고 가면 되고, 파도가 치지 않으면 조용히 즐기면 됩니다.

세상 일이 내 생각대로 안 된다고 전혀 구해 받을 일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목적이 행복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행복을 추구하는 한 불행이 수반될 수밖에 없습니다. 행복과 불행은 손등과 손바닥 같은 것이어서 항상 함께 다니기 때문이지요.

진정한 행복은 행복해지고자 하는 마음까지도 놓아 버려야 합니다.

저도 나이가 드니 오랫동안 소식이 없던 사람들한테서 소식이 옵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도 있듯이 소식이 없으면 살아 있는 것이죠.

얼마 전에도 지인이 돌아가셔서 장례를 치르느라 화장장에 갔습니다.

화장장 정문에서부터 연구차 버스들이 밀려 있더군요.

관이 전기 화로에 내려가면 고인의 이름 밑에 '소각 중'이라는 문자가 뜹니다.

등이 켜지고 40분이 지나니까 '소각 완료'라는 알림이 뜹니다.

10분쯤 고민했는데 이제는 50분으로 줄었습니다.

기술이 크게 진보하고 세련되어져서 완료가 뜨면 흰 뼈가루가 줄줄이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서 나오는데 성인 한 사람 분량이 한 대 반 정도 됩니다.

그리고 직원이 뼈가루를 담아서 유족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유족들은 미리 준비한 온기에 뼈가루를 담아서 돌아갑니다.

원통하게 비명 행사한 경우가 아니면 요즘에는 유족들도 별로 울지 않습니다.

부모를 따라서 화장장에 온 아이들은 대기실에 모여서 과자를 먹으며 놀고 있었습니다.

제 입으로 우리는 호상이라고 문상객을 맞는 상주도 있었죠.

그리고 그날 세 살 난 아기도 소각되었습니다. 관이 내려갈 때 젊은 엄마는 돌아서서 울었습니다.

아기의 가루는 선어되었습니다.

것니다. 뼈가루를 보면 흰 분말에 흐린 기운이 스민 안개 색깔입니다.

입자가 고아서 먼지처럼 보이기도 하지요.

이렇게 나이든 사람이든 어린 아이든 한 세상 살다가 가는구나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우리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모두 죽음을 향한 여정에 오르며 결국 언젠가는 죽음에 직면하게 됩니다.

즉 인간은 태어나자마자 죽음을 향해가는 존재이죠.

금방 있던 사람이 금방 없어졌는데, 뼈가루 남은 사람들의 슬픔이나 애도하는 것과는 사소한 관련도 없고 수명이 다하고 업이 다한 것을 말해 줄 뿐입니다.

죽으면 말길이 끊어져서 죽은 자는 산자에게 죽음의 내용을 전할 수 없고, 죽은 자는 죽음을 인지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그저 죽을 뿐, 경험할 수는 없습니다.

머물면서 태어나지 않을 수 없고, 태어난 이상 늙지 않을 수 없으며, 늙으면 병들고 죽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탄생과 죽음은 실습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삶의 무거움과 죽음의 가벼움을 생각해야 합니다.

죽음이 저토록 가벼운 것이라면 우리는 남은 삶의 무거움을 버텨낼 수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더한 욕심을 부릴 필요도 없고,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갈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죽음은 날이 저물고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것과 같은 자연 현상입니다. 사실입니다. 죽음은 아무런 기약 없이 갑자기 닥쳐옵니다.

나이가 들면 죽음이 두렵습니다.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일상 생활을 하듯이 세수를 하고 면도를 하듯이 그렇게 가볍게 죽어야겠구나 하며 미리 정해 놓을 일만 생각하세요.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지 말고 가자. 질척거리지 말고 지저분한 것들을 남기지 말고 가자.

빌려온 것이 있으면 다 갚고 가자. 남은 것이 있으면 다 주고 가자.

입던 옷을 깨끗이 빨아 입고 가자. 이렇게 말입니다.

주구 학자인 퀴블러 로스는 죽는 과정을 부정하고 왜 내가 죽어야 하느냐며 화를 내고 조금만 더 살게 해달라 타협하다 우울감에 빠지며 결국 받아들이는 상태로 요약했습니다.

물론 꼭 모든 단계가 순서대로 찾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들은 끝까지 자신의 죽음을 부정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치료에 임하고, 처음부터 체념하고 사후 세계에 몰입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자신의 삶이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고 믿는 사람과 의연하게 죽어가는 과정을 가까이 지켜본 경험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죽음을 잘 받아들입니다.

죽음을 앞두고 집에 있는 서랍과 수납장을 들여다보면 이 쓰레기 더미 속에서 한 생애가 지나간다는 생각에 서글퍼지는 순간이 옵니다.

똥을 백자 항아리에 담아서 냉장고에 넣어둔 것이 지금까지 내가 지니고 있었던 것이 거의 전부가 쓰레기였다는 것을 죽음을 앞두고서야 깨닫습니다.

정작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은 아직 아무것도 하지도 못했는데, 왜 그렇게 두 손에 꽉 쥐고 놓지 못하는 인생을 살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생은 후회의 연속이라지만 욕심을 내서 살았던 지난 날을 떠올리면 그 마음이 너무 공허합니다.

나의 삶이 허무하게 느껴집니다.

결국 인간의 삶이 죽음에 수렴한다면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리고 어떤 것이 아름다운 노년인지, 또 어떻게 죽는 것이 아름다운 죽음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죽음은 피할 수 없다는 불변의 사실 앞에서 이제부터라도 조금 더 의미 있는 것으로 내 인생을 채워 보시길 바랍니다.

세상에는 없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정답이 없습니다. 둘째는 비밀이 없습니다. 셋째는 공짜가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죽음에 대해 분명히 알고 있는 것 세 가지는 첫째, 사람은 분명히 죽는다는 것.

둘째는 나 혼자서 죽는다는 것. 셋째는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다는 것.

마지막으로 죽음에 대해 모르는 것도 세 가지가 있습니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것과 어디서 죽을지 모른다는 것, 그리고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태어나는 방법은 거의 비슷하지만 죽는 방법은 천차만별입니다.

언제나 사랑하고 배려하며 주어진 삶이 다할 때까지 의무를 다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인생을 최고로 잘 산 것입니다.

하루하루 행복한 삶을 살아가세요. 걸을 수 있고 먹을 수 있고 친구들과 대화할 수 있고, 이렇게 살아 있는 지금이 더 없이 소중하고 감사한 것입니다.

인생은 소풍입니다. 잠시 소풍 나온 거니까 즐겁게 잘 놀다 가면 그만입니다.

삶은 너무나 짧습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하루하루가 길다고 느껴지시겠지만, 우리 어르신들은 돌아보면 인생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고 말씀하십니다.

연세가 많이 넘으신 우리 어머니도 요즘 계속 그런 얘기를 합니다.

누구나 한번 왔다 가는 인생은 바람 같은 시간입니다.

멈추지 않는 세월은 하루하루 소중합니다.

미련이야 많겠지만, 후회도 많겠지만 어차피 한번 왔다 가는 걸 붙잡을 수 없다면 소풍 가듯 웃으며 행복하게 사셔야 됩니다.

인생을 너무 바쁘게 살지 마세요.

삶에 대해서 너무 욕심 부리지도 마세요. 가는 길에 쉬었다가 오는 길에도 쉬고, 또 중간에 틈나는 대로 쉬어야 하는 것입니다.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의 삶을 그 자체로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며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야지, 하루하루를 마치 무슨 목적을 완수하기 위한 수단인 것처럼 소모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인생의 지혜를 깨우친 현인들은 우리에게 소풍을 권했습니다.

우리는 일하러 세상에 온 것도 아니고 성공하려고 온 것도 아닙니다.

그런 것은 다 부차적이고 수단적인 것이지요.

우리 모두가 전생에 무엇을 자하고 못했는지는 모르지만, 한 세상 노는 수 있는 삶을 선물로 받은 것입니다.

아직 삶을 선물로 받지 못한 억조창생의 대기조는 우주의 커다란 다락방에서 순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삶을 수단시하지 말고 삶 자체가 목적임을 깨우치리라.

여행은 어떤 목적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인 것입니다.

그러니 이 여행 자체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멀리 소풍 가서 노는 이야기에 번뇌와 고통만 가득하다면 그것은 참된 인생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참으로 귀막힌 사연과 세상 속에서도 행복과 기쁨이 있는 삶을 살아가세요.

삶에 대한 집착, 욕망 같은 군더더기를 벗어버리고 소풍 같은 인생을 살기를 바래봅니다.

곱게 늙어가는 일을 만나면 세상이 다르게 보입니다.

늙음 속에 낡음이 있지 않고 도리어 새로움이 있습니다. 곱게 늙어가는 이들은 늦지만 낙오되지는 않습니다.

늙음과 낡음은 글자로는 불과 한 획의 차이밖에 없지만 그 품은 뜻은 서로 정반대에 길을 달릴 수 있습니다.

늙음과 낡음이 함께 만나면 허무와 절망 밖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늙음이 곧 낡음이 되고, 삶은 곧 죽어가 일뿐입니다.

늙어도 낚지 않는다면 삶은 나날이 새롭습니다.

몸은 늙어도 마음과 인격은 더욱 새로워집니다. 더 원숙한 삶이 펼쳐지고, 더 농익은 깨우침이 다가옵니다.

늙은 나이에도 젊은 마음이 있습니다.

늙었으나 새로운 인격이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도 낡은 마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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