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달리 안타깝게도 나이가 들면 누구나 병에 걸립니다. 그중 어떤 병은 평생 관리를 하며 살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만성 콩팥병, 그 중 하나인데요.

하지만 너무 큰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만성 콩팥병에 걸려도 관리를 하며 오래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있습니다.

콩팥병에 걸렸다고 하면 의사들이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나이와 마찬가지로 콩팥 젊었던 때로 돌이킬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관리를 잘하시면 병의 진행 속도를 오래 늦출 수 있습니다.

인데요. 이런 말을 들으면 환자분들 마음 한 켠에 '늦춰 봐야 얼마나 늦어지겠지만 고생한 것에 비해 효과는 별로 없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콩팥병에 있어서 관리의 효과는 아주 명백합니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관리 그리고 음식, 술, 담배, 운동, 체중 관리 등 콩팥을 지키기 위한 수칙을 하나씩 지킬 때마다 투석이 가지 않을 확률이 세 배씩 증가합니다.

두 가지를 지키면 제곱해서 아홉 배, 세 가지를 지키면 세제곱을 하여 27배 되는 것이지요.

아무런 관리를 안 했더라면 만성 콩팥 병으로 진행해 투석을 받으셨어야 할 환자분들도 관리를 잘하면 투석을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는 얘기입니다.

미국에서 전문가들에게 복약 지도, 질병 교육, 식단 체크 등 관리를 철저히 받는 콩팥병 환자군과 외래 진료만 다니면서 치료를 받았던 환자군에서 만성 콩팥병 위험인자인 당화혈색소, 혈압,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얼마나 잘 조절하였고, 외래 진료만 다니는 환자들에서 목표 수치에 잘 도달한 비율이 10% 내외에 불과했지만, 전문가들에게 철저한 관리를 받았던 환자들에서는 그 비율이 무려 42.7% 달했다고 합니다.

또한 콩팥 약은 10년 주기로 계속 새로운 약이 나오는데요.

이 그래프는 당뇨병 콩팥병 환자에서 새로운 약을 썼을 때 1년에 사구체 여과율이 얼마나 감소하는지를 나타낸 것으로 콩팥 점수가 30점인 경우에 80년대였다면 불과 2년 뒤에 투석 준비를 했어야 할 환자도 이러한 신약을 잘 복용한다면 그 기간이 10년 이상 미룰 수 있게 된 셈이죠.

그러니 콩팥이 안 좋더라도 오늘 제가 말씀드리는 사항들을 끝까지 듣고 잘 숙지하신다면 얼마든지 충분히 오래도록 즐거운 인생을 누리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예전에 숫자로 보는 건강에서 투석 가지 않으려면 지켜야 할 콩팥 관리 수칙에 대해서 말씀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오늘은 식기 및 약물과 관련해 좀 더 깊이 있는 정보와 함께 환자분들이 댓글로 많이 문의 주신 사항들에 대해서도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이제는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만성 콩팥병을 관리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아셔야 할 것은 바로 내 콩팥병이 몇 단계에 있는가입니다.

콩팥병의 단계는 콩팥이 피를 깨끗하게 걸러 줄 수 있는 능력인 사구체 여과율에 따라 콩팥 기능이 정상인 1단계에서부터 투석이나 콩팥 이식이 필요한 5단계까지 나눌 수 있는데요.

단계별로 관리법이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구체 여과율은 건강검진 을 할 때 피검사를 통해서 혹은 가까운 내과에서 손쉽게 확인할 수 있으니 관리를 시작하기 전 본인의 콩팥 기능이 몇 단계에 와 있는지부터 꼭 확인해 보십시오.

두 번째는 콩팥병의 단계와 상관없이 평소 가지고 있던 만성 질환, 특히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이 있다면 철저히 관리를 하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위험 인자는 생활 습관 관리만으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땐 효과가 입증된 약물 치료로 관리하셔야 하는데요. 의외로 이런 약들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널리 퍼져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당뇨약, 혈압약, 고지혈증약은 효과와 안전성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충분히 검증된 약입니다.

일부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다 알려져 있고, 그러한 부작용에 비해 건강해 주는 이득이 훨씬 크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에 속지 마시고 담당 의료진의 복약 지도에 따라 잘 챙겨 드십시오.

콩팥병 환자가 특히 신경 써야 하는 영양소는 소금, 단백질, 칼륨, 인 네 가지입니다.

소금 섭취를 많이 하시기 때문에 저염식은 모든 콩팥병 단계에서 권장됩니다.

저염식은 하루에 나트륨을 2g 이하로 먹는 것입니다. 소금 양으로 따지면 5g에 해당합니다.

저염식이라 하면 맨밥에 생 야채만 먹어야 하는 것 아닌가 오해하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힘이 되는 사실을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최근에 한국인들의 평균 소금 섭취량이 전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5년쯤 1인당 소금 섭취량이 13g 초과했던 것이 2022년을 기준으로 7.8g으로 급격히 감소했는데요.

7~8g 정도면 저염식 권장 기준인 5g보다 크게 높지는 않죠.

실제로 저염식을 해 보시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또한 약 12주 정도의 적응 기간을 거치고 나면 오히려 이전 식사가 너무 짜다고 느껴지실 정도로 입맛이 변하기 때문에 꾸준히 포기하지 말고 조금씩 소금을 줄여 나가다 보면 나도 모르는 새 저염식이 익숙해져 있을 겁니다.

구체적인 저염식 가이드라인을 드려보겠습니다. 소금 5g 중 약 2g 정도는 식품 자체에, 그러니까 고기나 곡식에 이미 함유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조리할 때 사용 가능한 소금량은 하루 3g이 되는 셈이죠.

지금 보고 계신 표는 평소 우리가 자주 먹는 식품들을 얼마나 먹으면 소금 1g 섭취하는지에 대해 정리해 둔 것입니다.

조리할 때 사용 가능한 소금이 하루 3g이라고 말씀드렸으니 여기 있는 식품들을 총 3 단위까지 섭취하실 수 있는 것입니다.

김치 세 쪽에 1g이라는 사실이 새삼 놀라우시죠?

그런데 평소에 김치를 양껏 드시는 분들께 당장 오늘부터 김치 세 쪽만 드시라고 하면 너무 힘든 나머지 저염식 자체를 포기하시거나 식사량이 극도로 줄어 되레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탈수에 빠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은 득보다 실이 훨씬 큰 것으로 그 어떤 의사도 이런 상황이 초래되는 것을 바라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너무 갑자기 소금 양을 줄이기보다는 조금씩 천천히 줄여 나갈 것을 추천합니다.

저염식은 하루 이틀이 아니라 꾸준히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할 습관이기 때문입니다.

소금 양을 쉽게 줄일 수 있는 팁을 몇 가지 드리자면 소스나 장은 부어 먹는 대신 찍어 드시고 국물 요리는 최소한으로 드실 수 있게 젓가락으로 드시고 요리를 할 땐 일단 소금 없이 조리한 다음 마지막에 소금간을 하시는 것 등입니다.

아울러, 최근에는 짠맛은 비슷한데 나트륨 함량을 줄인 저염 소금, 저염 간장도 시중에 많이 나와 있으니 칼륨 제한이 필요 없는 환자분들은 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근감소증이 있거나 영양이 부족한 상태라면 저염식으로 인해 입맛을 잃어 칼로리 섭취량이 감소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럴 땐 오히려 나트륨 섭취량을 조금 늘리더라도 칼로리 섭취량을 충분히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헷갈리신다면 혼자 고민하시기보다는 주치의와 함께 식단을 구성해 볼 것을 권장드립니다.

저염식과 관련해서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정보들 중에서 잘못된 것 몇 가지를 함께 확인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가면 나트륨 농도 0.9% 수액, 즉 생리 식염수를 몸에 넣어 치료한다.

그것만 봐도 저염식이 몸에 좋다는 것은 거짓이고 오히려 소금물을 아침 저녁으로 먹어 주는 게 건강에 더 좋다인데요.

일단 수액은 아무 때나 쓰는 게 아닙니다.

체액이 부족하거나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들께 처방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채 과다로 부종이 발생했을 때나 혈압이 높을 때는 생리식염수가 오히려 환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무작정 소금물을 아침 저녁으로 드시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혈중 나트륨 농도가 떨어지는 저나트륨 혈증 중 일부 환자에게 나트륨 섭취를 권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신 기능 저하증, 갑상선 기능 저하증, 부적절 항인 증후군으로 인한 저나트륨 혈증 환자가 그러한 예인데요.

이러한 특이한 경우 이외는 오히려 건강의 해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두 번째, 우리 몸은 소금으로 인해 PH 7.4 정도의 약 알칼리성을 유지하며 바이러스가 살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 주는데 소금이 부족해서 이 농도가 무너져 몸이 산성화되면 바이러스에 의해 몸이 망가지고 암까지 걸리게 된데요.

우리 몸은 세포의 기능, 산소의 운반, 산염기로부터의 완충 작용 등을 위해서 중성인 PH 7.0보다는 조금 높은 7.4 정도의 약 알칼리로 유지되며 몸이 산성화가 되면 이러한 기능이 떨어져 대사 장애, 면역력 장애가 올 수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소금이 부족하다고 산성화가 되거나 바이러스나 암의 직접 적인 원인이 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소금이든 생리 식염수는 PH 6.0 내외로 약산성이고 특히 대사성 알칼리증이라고 PH 증가해서 알칼리증이 생긴 경우 PH 낮추는 치료에 사용됩니다.

그리고 PH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소금이 단독으로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체내의 알칼리 버퍼, 폐와 콩팥과 같이 여러 안전 장치들이 단계별로 조절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정제염은 몸에 안 좋지만 죽염은 몸에 좋다.

그 이유는 미네랄 함유량이 차이 나기 때문이다입니다.

정제염, 죽염뿐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소금을 비교하며 어떤 것이 콩팥에 좋고 어떤 것은 좋지 않다고 하는 말들이 많이 돌아다니는데요.

정제염, 암염이 죽염에 더 많은 칼륨과 같은 미네랄이 들어 있는 것은 맞지만 절대량을 따져보면 그 차이는 매우 미미합니다.

건강에 더 좋은 소금이 있는 것이 아니라 건강에 좋은 소금 섭취량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칼륨은 만성 콩팥병 1, 2단계에서는 하루에 3,500mg 이상 많이 먹는 것이 권장되고 만성 콩팥병 4에서 5단계가 되면 하루에 2,000mg 이하로 섭취량을 줄여야 합니다.

국민 건강 영양 조사에 따르면 2010년 하루 칼륨 섭취량은 3,000mg이었는데 2021년 자료에 따르면 2,600mg 정도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내가 만성 콩팥병 1, 2단계에 해당한다면 칼륨 섭취량을 더 늘릴 것을 추천합니다.

칼륨은 야채나 과일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요.

문제는 계절마다 나는 야채나 과일이 다르고 각각의 야채나 과일 별로 칼륨 함량이 제각각이어서 간단한 섭취 가이드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환자분들이 꼼꼼하게 칼륨 섭취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칼륨 100mg 합류한 식품 단위를 알려 드려서 자신의 콩팥병 단계에 맞게 섭취하실 수 있도록 안내해 드립니다.

여기 보이는 식재료의 양은 모두 칼륨 100mg 정도를 합류하고 있습니다.

평상시 기본적으로 밥이나 단백질 반찬을 드신다고 하면 여기에 칼륨이 약 1,000mg 정도 들어 있습니다.

만성 콩팥병 단계라면 권장 칼륨 섭취량이 2,000mg.

1000mg 뺀 나머지 1000mg 반찬과 간식으로 섭취하실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보이는 칼륨 100mg 단위를 하루에 10가지 정도 선택해서 적절히 나누어 드신다면 자신에게 맞는 칼륨 섭취량을 맞출 수 있습니다.

칼륨을 줄여서 취할 수 있는 조립법을 설명드리자면, 칼륨은 껍질과 줄기에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과일을 드실 땐 껍질을 깎아서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칼륨은 물에 잘 녹는 성분이기 때문에 식재료에 열 배에 해당하는 물에 2시간 이상 담갔다 헹궈 드시면 칼륨 양이 절반 가까이 줄어듭니다.

통조림 같은 경우 칼륨이 녹아 있는 액체 부분은 버리시고 건더기만 섭취하시는 게 좋습니다.

소금과 칼륨의 상관관계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소금 대체재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중국에서 600개 부락을 대상으로 300 부락은 그냥 소금의 주성분인 염화 나트륨 100%, 나머지 300 부락은 염화 나트륨 75%, 염화 칼륨 25% 섞은 소금 대체제를 주고 요리해 섭취하게 한 다음 장기간 관찰을 했습니다.

그 결과 소금 대체재를 준 집단에서 뇌졸중과 주요 심혈관 질환이 약 14% 정도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나트륨을 줄이고 칼륨을 더 먹는 것만으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죠.

최근 한 국내 연구 결과가 인터넷에 소개되면서 소금을 많이 먹는 것은 사망률 증가와 전혀 상관이 없다, 중요한 것은 칼륨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다라는 해석이 돌아다니는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염식을 하면 혈압과 단백뇨를 줄이고 이러한 효과는 혈압약을 하나 더 먹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내 연구는 왜 그렇게 결론이 나왔나 궁금하시죠.

실제로 해당 연구에서는 나트륨 섭취량과 사망률의 연관 관계가 희미 했고 칼륨을 많이 섭취할수록 사망률이 낮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논문을 꼼꼼히 보시면 대상 환자들의 평균 소금 섭취량은 6.35g 정도로 이미 이 대부분의 환자들이 저염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자들도 이런 부분을 논문에 언급하고 있습니다.

만약 저염식을 하는 집단과 2005년에 1인당 평균 소금 섭취량인 13g 섭취하는 집단을 비교했다면 조금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해당 연구를 '소금을 많이 먹어도 괜찮다'라고 해석해서는 안 되고 저염식에 더해 칼륨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더 이롭다라고 해석해야 정확할 것입니다.

소금 대체재와 국내 연구의 결과는 나트륨은 줄이고 여기에 칼륨을 더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라는 해석을 드렸는데요.

이것은 어디까지나 칼륨 제한이 필요 없는 콩팥병 단계에 해당하는 말씀이기 때문에 만성 콩팥병 4기, 5기 환자분들은 혼동하시면 안 되겠습니다.

단백질은 만성 콩팥병 3에서 5단계에서는 콩팥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그 양을 조금 줄여서 하루 체중당 0.8g 섭취하셔야 하는데요.

특이하게도 투석을 하고 계신다면 투석 과정에서 영양소가 빠져 나가기 때문에 오히려 섭취해야 하는 단백질 양이 증가합니다.

신장병(콩팥병) 있어도 오래 잘 살 수 있는 특급 비법 [유병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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