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분위기가 우리 학교 앞에 있던

그 식당, 이름이 보이더라고. 하얀집? 하얀집! 하얀집 맞지? 너, 내가 동창이

느낌 싫다니까 일부러 더 그러는 거지?

그럼 우리가 5년 만에 만나서 무슨

얘기를 하냐? 세계 정세로 눈을 돌려서…

먹방을 얘기해? BTS 얘기 할 수 있는데… 저희 소주 한 병 가져갈게요.

하면 돼. 너 안 마셔? 네가 안 마실 거지? 차가 져 왔잖아. 어떻게 알았어?

아까 손에 들고 있던 거. 착각 아니었어. 오, 눈썰미! 우린 여기서 밥만

먹고 헤어질 건데, 대리 부르기 좀

아깝잖아. 지우 제대하고 우리 회사에서 쭉 아르바이트 했어. 지우도 좋다면

정직원으로 채용하려고. 걔가 뭘 할

줄 알고? 정직원 될 만큼 잘해. 성격도

싹싹하고. 조그만 업체들 SNS 광고 찍으면서 돈은 짠내나게 주고,

갑질에… 지랄 맞아. 근데 지금 그거

능글능글하게 상대 진짜 잘해. 남해집 귀한 막내아들 데려다가…

느물느물 굽신굽신 사람 비위나 맞추게

아이, 정직원 되면 주는 월급이 얼마인데 내가 사람 비위 맞추려고 뽑았

있냐? 너네 집에서만 막내라고 생각하지

딴 데 가서 어른이야? 어, 어? 그 표정, 수세에

몰리면 나오는 그 침묵 작전, 아직도 쓰냐?

아니거든요가 나한테 왜 말 안 했을까?

처음엔 내가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끝까지 안 하더라. 곧 할 거랬는데 왜 나한테 말하지 말라

그랬어? 너 오해 잘하잖아. 뭘 오해할

게? 무슨 꿍꿍이로 내 동생을 채용하려고 하나? 아는 사이라 월급

밀려도 말 못할 것 같아서 그러나? 아, 명상 했는데도 하네. 아주 그냥

나를 개 쫀쫀이 기억하고 있구만. 나 은근 대범 소리 듣거든. 성격 좋거든.

그래, 성격은 진짜 좋더라. 야, 명상도

성격 나오더라. 하여튼 귀는 얇아 가지고 하라는 거 진짜 잘

따라해. 서럽게도 울더라. 과거의 날 봤거든.

거기 너도 있었어. 그 기억을 꺼내 보는데 나 참

어렵더라고. 그땐 서른이 엄청 어른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렸어. 아무것도 몰랐더라.  난 아직도

[음악] 어려워. 그때 그날 미안했다. 편하게 화낼 사람이 너밖에

없었던 거 같아. 종팔이, 정말 할 말이 하나도 기억이 안

나더라고. 근데 너한테는 확 화가

보지, 미안합니다. 사과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다. [음악] 받다 [음악]  먹어 들어가

고마워. 연락하자. 뭐 그러든가. 뭐야, 그

반응? 빈말 아니야. 우리가 뭐 연락할

일 있겠냐? 넌 참 어렸을 때부터 신랄

했어. 그래, 이놈아. 잘 지내라. 얼른 가.

자, 왜 아련해지는 건데? 자, 오늘은 2000년대 초반으로

추억여행 합니다. 베이비복스의 <우연>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나 심했지. 우린 서로서로 모른 척해야

만 했어. 변해버린 모습과 또 서로 다른, 같은 영감을 줬다.

오랜 시간은 벌써 2년이 지나갔고, 그는 얼마나 많은 방황을 했

을까. 영원히 널 못 볼 거라 믿었었는데, 우연은

또 너를 내 곁에 데려다 놓았어. 너와

눈이 마주치던 그 순간 나는 [음악] 태어

[음악] 났던 날을 했고, 나도 너를 잊었지만 네 얼굴이 궁금했어.

나는 너를 돌아보고, 너도 나를 보고 있었지. 우린 서로 말없이 서로를 보고

[음악] [박수] 있었지. 큰 사고 쳤어. 그러니까 어제 우연히 종팔이 놈을

만나서 사고를 쳤다 이거야. 말 그대로 사고는 어른들의 그… 그거야.

너 무슨 생각하는 거야? 종팔이? 내가 뭔

사고를 쳐? 어제 종민이 만났어. 나 사고 쳤어. 네가 그렇게 말했잖아. 좀

전에… 아니, 어제 종팔을 우연히 만난

건 내 감정 상태를 설명하려고 말한 거야. 그 상태가

뭔데? 어제 종팔이 결혼식에 간 일이었거든요.

딱 바뀌었나 봐. 아침에 일어나면 그걸

기억하는 내가 너무 짜증나고, 5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난 뭐 하고 살았나. 감정이 복잡했어요. 너무 길다.

인생에 우연이 강조되는 기관이라는 게 분명히

있어. 어딜 가면 막 아무데서나 막

우연히 누굴 만날 때가 있잖아. 내가

요즘 그런가 봐. 너도 그렇고… 아, 비리면 그놈 결혼기념일 날 우연히

만날 게 뭐냐고! 혁이 전화 보내. [음악]

김장, 김 팀장님 안 오시니까 시작이 안 되잖아요.

가시죠. 아, 네. 그 사람이 누군데? 미국 본사에서

온 부대표. 어제 환영식 있었거든. 근데 전 연인을 봐서 그런지, 내

감정이 회복이 안 되는 거야. 그냥 술 퍼마실 이유를 찾고 있었던 거지.

맞아. 나는 술 마실 이유를 찾았고, 술을 많이

마셨어. 그리고 새로운 부대표랑 사고

쳤어. 오케이. 정리를 해보자면, 어제 우연히

만난 종팔이 때문에 기분이 복잡해져서 술을 마셨고 취했고, 부

대표랑 잤다 이거야. 말이야, 사람이 너밖에

없었어. 휴지통이 필요해서 온 거네.

휴지통을 혼자 간직하기 너무 버거워서

누군가한테 말하고 비워 버리려고.

어, 콜. 내가 기꺼이 휴지통이 되어줄게.

그러니까 말해 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다 종이랑 나랑 분위기가 좀 이상했지.

근데 누구냐, 어떤 사이냐, 쓸데없는

질문 안 해서 좋았어. 임건입니다. 잘 봅시다. 감

[음악] 자, 종이책은 절대 사라지잖아. 금정

초초공정? 정공정? 야, 넌 아직도 아, 40이

넘는데 여전히 주사가… 이것도 좋다,

저것도 좋다. 다 좋다니! 아, 기분이 그렇게 좋아지는 거 어쩌냐. 아무튼

그분이 기분이 좋아지는 걸 보고 웃어줘서 설렌다.

와, 야, 또 아직 [음악] 젊다. 원해, 행복한 예

[음악] 야, 우리가 안 보고 지낸 세월이

생각보다 길긴 길었나보다. 예전에 너

같았으면 피했지. 너무 적나라하게 추파를 던지는

군나 하면서. 근데 지금의 나는 좋았어.

편하잖아. 지금 나한테 호감이 표하고

있구나. 나한테 잘 보이고 싶어 하는구나. 내가 지금 동물의 왕국 유혹

편을 듣고 있는 기분인데. 유혹, 그 다음 편은 뭐냐? 에서 뭘 수 건데요?

응, 막걸리? 노노. 말티, 그거 겁나 맛있거든요. 근데 좀

비싸요. 가자. 내가 그 짧은 시간에 질투를 하더라고. 아니, 딱 질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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