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스페인 제국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무적함대를 보유했던 대제국, 아메리카를 거의 다 차지했던 대항의 시대 지배자, 이런 찬란했던 시절을 떠올리는 분도 있으실 것이지만, 그와 동시에 그러다 왜인지 갑자기 흐지부지 약해진 국가, 곧 영국, 프랑스에 밀리고 세계사에서 묻혀버린 국가라는 안습한 느낌 역시 드시는 분도 많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스페인은 최전성기 때 이만큼의 영토를 자랑하는 해가지지 않는 나라의 원조였던 국가입니다.

식민지로부터 전체 유럽의 보유량의 세 배에 달하는 은이 흘러 들어왔고, 이를 바탕으로 건조된 스페인 무적 함대는 거대한 오스만 제국조차 꺾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나 잘 나갔던 제국은 왜 폭삭 몰락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렸을까요?

오늘은 거대 제국 스페인은 어쩌다 몰락해 버렸는지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스페인 제국은 대제국이 의례 그렇듯 원래 변방의 작은 국가로부터 출발했습니다.

때는 15세기 후반, 유럽 제일 서쪽에 위치한 이베리아 반도.

이곳은 당시 카스티야, 아라곤, 포르투갈 등 여러 개의 가톨릭 왕국으로 분열돼 있었는데 이 왕국들은 이베리아반도 남부의 이슬람 세력과 반도의 주인을 두고 전쟁을 벌이고 있었죠.

그중 카스티야는 단연 돋보였으니, 원래 소국이었던 카스티야는 이슬람을 선봉에서 격파하며 세력을 불리고 반도의 유력 실력자가 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이 카스티야는 능력 있는 공주 이사벨이 권력자로 떠오르며 변화의 바람이 불게 되니 어느 날 이사벨 공주는 옆나라인 아라곤의 왕자 페르난도와 눈이 맞게 되었습니다.

둘은 곧 결혼식을 올렸고 몇 년 뒤에는 각자 나라의 왕이 되었는데 그러자 이사벨과 페르난도는 부부로서 서로의 나라를 합치게 되고 이들을 공동 왕으로 하여 카스티야, 아라곤이 한 나라가 되는데 이것이 바로 스페인의 탄생이었습니다.

이런 스페인은 곧 1492년 이베리아 반도에서 이슬람을 완전히 몰아내고 반도의 지배 자격으로 떠오르게 되었죠.

그런 이들에게는 운까지 따릅니다.

마침 당시 이베리아 반도는 인도를 향한 신항로 개척 붐이 일어나던 시기, 스페인 역시 이 흐름에 편승하여 콜럼버스의 탐험대를 지원했는데, 이게 대박이 터져서 거대한 신대륙 아메리카가 발견되었습니다.

스페인은 그곳을 정복하여 막대한 불을 창출했고 영토가 급격히 넓어져 16세기 중반 펠리페 2세 때 들어 식민 제국인 스페인 제국이 출범하게 되죠.

그리고 스페인은 1598년에는 이만큼의 판도를 자랑하며 탄생 후 한 세기만에 역사상 최전성기를 누리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15에서 16세기 스페인 영광의 시절 스토리입니다.

하지만 이랬던 제국은 흐지부지 몰락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도대체 왜 그랬던 것일까요? 참, 스페인 역사도 아이러니 한데,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겁니다.

역사의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 스페인 제국은 사실 시작부터 몰락을 잉태하고 있었습니다.

스페인 제국을 개창한 것은 스페인 탄생을 이끈 이사벨과 페르난도 공동 왕일 텐데요.

이 부분은 사실 실 제국을 개창한 존경받는 영웅인 동시에 파탄에 이르게 한 원흉이라는 두 측면을 갖고 있습니다.

이 둘은 스페인이 탄생한 뒤 좋은 정책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두 가지 대표적 실책을 저질렀으니, 1.

너무나 지나치게 종교 중심적인 정책이 다른 나라 가문과의 결혼 동맹 정책인데, 이것들로 인해 스페인에서는 스노우볼이 굴러가 제국의 몰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죠.

지금부터 이제 그들이 굴린 스노우볼이 어디까지 굴러가는지 살펴 보자면, 이사벨, 페르난도 공동왕 등장으로 스페인은 1479년 탄생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둘의 출신 국인 카스티야, 아라곤은 문화도 꽤 다르고 법도 달랐습니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끊임없이 이베리아 반도 내에 이슬람 이교도들과 싸워왔고 그 때문에 가톨릭을 다른 어느 나라보다 강력하게 신봉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스페인 이전 이베리아 반도의 가톨릭 왕국들은 무려 서기 8세기부터 781년이나 이슬람과 전쟁을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1492년 이슬람을 몰아내고 승리를 쟁취한 상태였죠.

따라서 그러한 전쟁 분위기 속에 당연히 스페인의 왕과 백성들은 종교적으로 매우 강경했던 이것이 그만 독이 되어 버리니 강한 가톨릭 신앙 속에서 스페인 사회는 15세기 후반이 되자 이슬람교도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이교도들의 배척을 갖게 되었는데 그런 스페인인의 눈에 유대인이 들어옵니다.

당시 스페인의 인구 중 6.5% 차지하던 유대인은 각종 금융업과 무역을 꽉 잡고 많은 불을 축적하고 있었죠.

스페인인 이에 불만이 많았습니다. 이교도 것들이 스페인 내에서 떵떵거리며 불을 빼앗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그리고 공동왕 역시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대사지 하게 되니 1492년 갑자기 칙령을 발표하여 지금 나라에는 유대인, 이교도 것들이 불을 잠식하고 있다.

따라서 바로 지금 모든 유대인의 재산을 몰수하고 유대인들이 추방해 버리겠다.

그렇게 종교를 명분으로 지나친 탄압 정책을 편 것입니다.

이를 통해 무려 26만에 달하는 유대인이 재산을 몰수당하고 쫓겨나 버리는데, 일견 통쾌할 수는 있는 정책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엄청난 역효과를 불러일으키죠. 유대인이 막대한 불을 거머쥔 건 맞지만 사실 그에 따른 세금도 엄청나게 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스페인 재정의 상당 부분은 유대인에게 왔었죠.

그런 유대인의 재산을 몰수 했으니 단기적으로는 돈이 들어왔지만 장기적으로는 사실상 부자 26만 명분의 세금을 잃어버린 셈이었습니다.

이런 지나친 종교 중심주의 정책은 훗날 스페인 제국에 두고두고 안 좋은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페르난도 왕이 추가 대사지 하죠. 1504년 이사벨이 먼저 사망하고 페르난도가 통치의 주도권을 잡게 되었는데 그는 당시 매우 불안했습니다.

사실 신흥 왕국 스페인은 나라가 아직 안정되지 않아서 강력한 옆 나라 프랑스가 언제 스페인을 노릴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페르난도가 생각한 방법이 있었으니 프랑스 견제를 위해 프랑스의 라이벌 합스부르크가와 연합하는 것이었죠.

이를 위해 페르난도는 합스부르크 가와 결혼 동맹을 맺었고 곧 스페인 왕가와 합스부르크 가는 결혼으로 피가 섞이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페르난도가 죽은 뒤 이게 문제가 되어 버리죠.

피가 섞이다 보니 페르난도 사후 다음 스페인 왕위를 계승할 때 그만 족보가 꼬여 버렸고 그 결과 다음 왕으로 엉뚱하게도 합스부르크가 출신이자 스페인어조차 하지 못했던 사람이 낙점된 것입니다.

그렇게 합스부르크가의 카를 5세가 1517년 스페인의 왕으로 주의하게 되죠.

그래도 뭐 당시에는 이런 일이 종종 있었으니 별일 아니라 여겨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생기는데 당시 합스부르크 가문은 거대한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 역시 겸하고 있었는데 카를 5세는 덜컥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까지 물려받아 버린 것이죠.

그렇게 카를 5세는 순식간에 스페인, 신성 로마 제국, 합스부르크 영지 전체를 아우르는 거대 제국의 황제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스페인에게 재앙이 됩니다.

광대한 땅을 지닌 카를 5세는 스페인만 생각해서는 안 되었죠.

거대 제국 전체의 관점에서 보고 나라를 이끌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어딜 제일 신경 쓰겠습니까?

새로 왕이 된 데다 언어도 모르는 스페인보다 합스부르크가의 강력한 핵심 코어, 신성 로마 제국이었다.

그래서 카를 5세는 스페인 왕국의 이익보다는 신성 로마 제국과 합스부르크가의 이익 관점에서 나라를 이끌었죠.

이것이 문제였습니다. 당시 합스부르크 가는 유럽을 대표하는 가톨릭 세력이었고 유럽 전체를 주무르는 가문인 만큼 유럽을 교도로부터 지켜야 할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대외적으로 이슬람교도인 오스만 제국과 전쟁을 벌이고, 당시 종교 개혁으로 인해 새로 탄생한 이단, 반역자 개신교도들과 전쟁을 하고 있었죠.

따라서 합스부르크가는 온갖 전쟁에 참여해야 했고 이에 어마어마한 돈이 필요했죠.

그래서 카를 5세는 그 돈을 구할 어딘가가 필요했는데, 문제는 그가 돈을 조달하는 루트로 스페인을 애용했다는 것입니다.

당시 스페인은 식민지와 무역으로 꽤 짭짤하게 돈을 벌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스페인은 기껏 번 돈을 죄다 전쟁 비용으로 뜯겼고, 워낙 많이 뜯기는 바람에 스페인의 지출은 수입의 두 배가 넘었습니다.

스페인은 재정 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기 시작했죠.

게다가 카를 5세는 스페인의 신경을 덜 쓰는 만큼 스페인 고유 관료들을 경제 문외한 인자로 채우는 경우가 부지기수였고, 이런 악영향이 누적되어 이때부터 스페인 경제 구조는 서서히 망가지게 됩니다.

물론 아까의 페르난도 왕도 이걸 의도하고 결혼 동맹을 맺은 건 아니었겠지만 어쨌든 합스부르크가 결혼한 것이 독이 된 것입니다.

상황은 더 악화되기 시작합니다. 1556년 카를 5세 다음으로 펠리페 2세가 스페인 국왕으로 즉위하는데, 그 역시 합스부르크 가문이었지만 다행히 신성 로마 제국 황제는 겸하지 않았고 땅을 스페인 영토 위주로만 물려받았습니다.

사실상 이때부터 스페인 제국이 출범하기도 했고 따라서 상대적으로 돈을 덜 쓸 것처럼 보였죠.

더 많이 있었습니다. 어쨌든 그 역시 합스부르크가의 일원입니다. 때문에 합스부르크가의 가톨릭 영토를 지켜내야만 했고 전쟁을 선왕보다 더 크게 확대하게 되니 당시 스페인은 네덜란드를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네덜란드에는 압도적으로 개신교가 많았고, 펠리페 2세는 당시 이단으로서 가톨릭교를 위협하는 개신교도를 매우 경계했고, 따라서 그는 개신교도를 모조리 찍어 눌러야 한다고 판단, 네덜란드의 종교적 자유를 크게 제한하고 무지막지한 세금을 부과합니다.

그 결과 네덜란드에서는 1568년 반란이 일어나서 네덜란드 독립 전쟁이 발생하는데, 문제는 이 전쟁이 그만 돈 먹는 하마가 되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이 전쟁은 무려 이후 80년이나 지속되며 스페인은 총 2억 2천만 두카트에 달하는 돈을 지출하게 되는데, 이는 국가 전체 예산의 22년 치 액수였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당시 네덜란드는 같은 신교도 국가인 영국의 지원을 받고 있었는데, 격분한 펠리페 2세는 이젠 영국에게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스페인은 승리하지 못하고 오히려 해전 도중 태풍을 만나서 해군 전력의 1/3을 손실해 버립니다.

참고로 스페인 무적함대의 유지비로만 국가 1년 예산이 통으로 투입됐는데, 그 많은 돈 돈이 녹아내려 버린 것입니다.

여기에다 오스만 제국과 전쟁을 벌였으니 전비 지출은 어마어마했죠.

이건 국가 경제의 엄청난 악영향이었습니다.

사실 펠리페 2세 때는 정복한 아메리카 식민지가 활발히 개척이 이루어져서 아메리카로부터 엄청난 양의 은이 스페인으로 흘러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1,600만 kg 달하는 은이 들어와서 전 유럽에 인플레이션이 왔을 정도였죠.

하지만 펠리페 2세는 싱글벙글하며 그 많은 돈을 모조리 전쟁으로 낭비해 버렸습니다.

전쟁이 워낙 돈 먹는 하마라 수입보다 지출이 압도적으로 더 컸죠.

그렇게 되니 국가 부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결국 펠리페 2세 치세 동안 스페인은 네 차례나 국가 파산 신청을 했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때 돈에 쪼들리던 펠리페 2세는 해외의 금융가들의 돈줄을 꽉 쥔 해외 유대인 금융가들의 돈을 빌렸습니다.

하지만 전쟁 때문에 대출도 못 갚았고 대신 펠리페 2세는 돈을 빌려 준 이들에게 스페인의 각종 땅, 광산을 넘겨주고 스페인의 모든 세입은 저당 잡히는 처지가 되어 버립니다.

결국 스페인 제국은 이름만 멋들어지게 국가의 대소사를 해외 빚쟁이들에게 휘둘리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펠리페 2세는 이사벨과 페르난도가 아니었다면 이런 어려움을 안 느껴도 됐을 공산이 큽니다.

앞서 그 공동왕이 26만 유대인을 모조리 추방했다고 했는데 만일 이들이 추방하지 않았더라면 당연히 스페인은 부자 26만 명 어치의 막대한 세금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고 해외 빚쟁이에게 나라를 저당 잡힐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공동왕 추방령에 의해 이는 물거품이 되었죠.

또한 유대인은 제조업도 꽉 잡고 있었는데 유대인이 추방되자 스페인의 제조업은 급속히 쇠퇴하기 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스페인산 물건은 다른 상품과 경쟁하기 힘들 정도로 퀄리티가 낮았죠.

한편 그때 쫓겨난 유대인의 상당수는 네덜란드로 망명했고 네덜란드는 그 덕분에 쑥쑥 크며 스페인을 갉아먹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공동왕이 굴린 스노우볼은 또 하나 있었습니다.

그들은 종교 중심적 정책으로서 유대인 추방뿐만 아니라 한 가지를 더했으니 바로 종교 재판소 설립이었다.

1480년 종교적 구심점을 강화하기 위해 스페인의 종교 재판소를 설립했고 가톨릭을 믿지 않는 이단에 대해서 사법권을 행사하도록 했는데, 이건 처음에는 나라를 종교를 통해 꽉 묶어 두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하지만 힘을 주니까 변질이 돼 버려서 나중에는 종교 재판소의 힘이 너무 강해지고 자연히 스페인 가톨릭 교회의 힘도 비대해지다 그 결과 각종 마녀 사냥, 종교적 처형 등이 이루어지며 16세기 스페인은 매우 종교 근본주의적이고 폐쇄적인 국가가 되죠.

그런데 이것은 스페인의 과학 발전에 어마어마한 악영향을 미칩니다. 당시 스페인 가톨릭 교도의 적, 네덜란드.

같은 개신교도들은 유대인의 덕에 산업이 발전했으며 선진화된 지식을 대거 들여와 과학 기술도 급속히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개신교도들은 매우 빠르게 국가 테크트리를 올렸죠.

하지만 이러한 신 지식에 대해 폐쇄적 종교화가 진행된 스페인은 개신교도의 이단적 지식이라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한때 세계 최강이던 '스페인 제국'은 왜 갑자기 몰락해 버렸을까?

이 세상의 별별 역사, 모조리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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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세계 최강이던 '스페인 제국'은 왜 갑자기 몰락해 버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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