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투석 말만 들어도 끔찍하시죠.

일주일에 세 번 4시간씩 병원에서 투석을 받는 것을 좋아할 분은 아무도 안 계실 겁니다.

신장은 한번 망가지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투석까지 가지 않기 위해서는 건강할 때 잘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소중한 신장을 지킬 수칙, 과연 어떤 게 있을까요?

콩팥이라고도 불리는 신장은 몸의 노폐물을 걸러주고 몸을 일정한 상태로 유지시켜주고 또 필요한 여러 호르몬과 효소를 생산합니다.

신장이 나빠지면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가렵고 또 몸이 붓고 숨이 차고 소화가 안 되고 피곤하고 무기력해지며 소변을 너무 자주 보고 혈뇨가 생기는 등 신체 전반을 거쳐 아주 많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신장이 나빠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신장 자체의 병이 생기는 경우, 그리고 외부에 다른 병이 신장을 공격하는 경우입니다.

신장 자체에 생기는 병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신장 안에 있는 조직인 사구체에 손상이 되는 사구체신염이나 유전성 신장 질환인 다낭신 등이 있고요.

외부에서 콩팥을 공격하는 대표적인 병으로서는 당뇨병 그리고 고혈압이 물론 건강한 분들도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매년 1%씩 늙어갈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증상이 있다면 신장은 훨씬 빨리 제 기능을 잃게 됩니다.

거기에 더해 부모님이나 가족분들 중에서 만성 콩팥병 환자가 있다면 그 가능성은 훨씬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만성 콩팥병의 진행 정도는 신장이 피를 걸러주는 능력인 사구체 여과율에 따라 다섯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병이 진행될수록 몸 안의 모든 장기가 천천히 망가지기 시작하는데요.

문제는 신장이 아주 나빠지기 전까지는 증상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증상이 생겨 병원에 방문하시면 이미 신장이 심각하게 망가진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5년에서 10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콩팥은 서서히 나빠지기 때문에 본인은 신체 컨디션 변화를 잘 인지하지 못하는데 오히려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아파 보인다든지 낯빛이 어두워 보인다는 말을 해서 병원에 오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1, 2단계에서는 증상이 거의 없다가 3, 4단계 즉 중기부터는 합병증까지 겹쳐서 서서히 두통이나 기억력 감퇴, 인지 기능 감소, 구역감, 혈뇨, 배터리, 설사 등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나고요.

말기인 5단계까지 진행을 하게 되면 노폐물이 소변을 통해 배설되지 못하고 체내에 축적이 되는 요독증이라는 매우 치명적인 증상까지 나타나서 투석을 하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더 무서운 것은 한번 나빠진 신장은 다시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좋은 것은 신장이 나빠지기 전에 미리 관리하는 것이고요 이미 신장이 나빠졌다면 되도록 초기에 발견을 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기엔 증상이 없다면 어떻게 발견하란 말인가 싶으실 텐데요.

그렇기 때문에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으시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소변 검사와 피검사를 통해 신장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관련 수치가 안 좋다고 해서 반드시 신장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유심히 봐야 할 가이드라인은 됩니다.

수치에 문제가 있으면 병원을 방문하셔서 이것이 정말로 신장 문제인지 아니면 감기나 다른 원인으로 인해 2차적으로 발생한 것인지 확인해 보시고요.

신장 문제가 정말로 맞다면 빨리 관리를 시작하셔야 합니다.

신장 관리는 1차 예방, 2차 예방, 3차 예방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1차 예방은 건강한 상태에서 하는 신장병 예방법이고요.

2차 예방은 1단계에서 4단계에 해당되는 환자들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을 막는, 즉 투석까지 가지 않게 하는 관리법입니다.

3차 예방은 5단계, 즉 투석이 필요한 만성 콩팥병 환자를 위한 관리법인데요.

단계별로 지켜야 할 수칙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이를 분류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신장병이 없는 상태에서는 위험 인자 관리가 중요합니다.

사실 위험 인자 관리는 신장병이 없는 상태에서만 하시는 것이 아니라 신장병이 있다면 더욱더 열심히 하셔야 될 평생 지켜야 될 그런 수칙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관리 그리고 술, 담배 안 하기, 염분 조절 등 식습관 관리인데요.

한 가지를 관리할 때마다 투석을 늦출 가능성이 3배씩 증가합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한 가지씩 관리하지 않을 때마다 투석을 받게 될 가능성이 3배씩 증가한다는 뜻이겠죠.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경우에 꾸준한 운동과 체중 조절 그리고 무엇보다 병원에서 현재 처방받고 복용 중인 약을 빼놓지 말고 드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운동이든 관계없이 하루에 30분씩 한 주에 5회 이상 땀이 적당히 나고 숨이 조금 찰 때까지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식습관 관리는 많은 환자분들이 가장 관심을 두고 물으시는 상황입니다.

신장에 단백질 섭취가 안 좋다는 말을 듣고 고기나 생선류는 일절 입에 대지 않는 분이 계시는데요.

이렇게 하시면 오히려 신장에도 안 좋을 수 있습니다.

최소한 몸무게 1kg당 0.6에서 0.8g 정도는 섭취해야만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공급받을 수 있고 또 근손실도 막을 수 있습니다.

실제 식사로 예를 들어 드리자면요, 끼니때마다 고기, 생선, 두부, 계란 같은 것들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하셔서 고기는 탁구공 정도 크기, 생선을 한 토막, 두부는 5분의 1모 1 정도는 드셔야 됩니다.

단백질을 너무 많이 장기간 섭취하는 경우에 콩팥에 과여가가 일어나 무리를 줄 수 있어서 몸무게 1kg당 단백질 2g 이상 넘는 고단백 시기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나트륨 권장 섭취량은 하루에 약 2,000mg, 소금으로는 약 5g입니다.

2019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금 섭취량은 하루 평균 8.3g입니다.

예전보다는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3g 이상 많이 드시고 있습니다.

나트륨을 많이 드시면 체액량 증가, 부종과 고혈압, 단백뇨, 콩팥 경화증을 통해서 콩팥 기능을 떨어뜨릴 수 라면 한 봉지에 들어 있는 소금의 양이 4.5g이기 때문에 라면에 김치까지 드시면 5g을 초과하게 됩니다.

물냉면 한 그릇에는 6.7g, 칼국수는 7.3g으로 한 끼 식사가 하루 소금 섭취량을 훌쩍 넘어 버립니다.

그런데 나트륨의 경우 신장이 안 좋다는 말씀을 듣고 갑자기 무염식을 고집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한꺼번에 소금을 다 빼고 먹으면 입맛을 잃어서 먹는 양 자체가 줄고 근손실이 발생하거나 탈수 그리고 우울감까지 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힘들지 않으면서 나트륨 관리를 하실 수 있는 팁을 말씀드리자면 서서히 소금 섭취를 줄여가는 방법으로 식단 중 가장 짠 음식부터 하나씩 빼 보십시오.

국은 밥그릇 용기에 담아 드시거나 건더기만 먹고 국물은 먹지 않는 등의 방법도 추천드립니다.

요즘엔 인터넷에 검색해 보시면 식품별 나트륨 함유량이 나와 있는데요.

그것을 참고해서 음식을 선택해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내가 소금을 적절히 섭취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싶으시면 소변 검사를 통해서 이를 확인할 수 있으니 담당 의사와 상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나트륨을 줄이는 식습관을 실천하면 부종 그리고 혈압의 감소 효과는 금방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효과가 쌓이면 저염 식사를 실천하신 분과 그렇지 않은 분과의 차이가 10년, 20년 후에 콩팥병 발생 여부로 뚜렷이 나타납니다.

10년에서 20년 뒤가 그려지시나요?

10년, 20년 후에 환자분의 자녀가 대학생도 되고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손주도 보실 텐데요.

저염식이는 그때 투석 치료를 받지 않고 건강한 콩팥 상태를 유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두 번째, 이미 질병이 발생한 2단계에서는 중증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만성 콩팥병 1, 2단계는 비교적 초기여서 원인 질환 치료를 통해 신장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아 볼 수 있는 단계입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다면 혈당과 혈압을 더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고요.

사구체 신념이 있다면 면역억제제와 같은 약물 치료로 단백뇨나 혈뇨 교정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다낭신의 경우 물혹의 단계에 따라 물혹이 커지지 않게 하는 약물 치료도 시도해 볼 수 있어 질병이 악화되는 것을 늦출 수 있습니다.

원인 질환에 따른 치료 이외에도 생활 습관 관리도 건강할 때보다는 더 엄격하게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단백질과 나트륨 섭취 권장량을 엄수하셔야 하고요.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단백질의 경우 하루에 몸무게 1kg당 1.2g 이상은 섭취하지 마시고요.

나트륨은 하루에 2,000mg 따로 섭취하셔야 합니다.

칼륨의 경우 많은 분들이 신장에 독이다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요.

오해와 달리 1, 2단계에서는 칼륨 섭취가 오히려 권장됩니다.

칼륨의 경우 WHO에서 최소 3,500mg 정도를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요.

칼륨이 혈관 이완 효과와 나트륨 배설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현미, 감자, 바나나, 시금치, 같은 녹색 잎채소, 아보카도, 요구르트 등의 칼륨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니 끼니 혹은 간식으로 적절히 섭취하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물은 많이 마셔야 하는지 적게 마셔야 하는지 묻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데요.

여러 결석이 있거나 다낭신, 요로 감염이 있는 경우는 수분 섭취를 많이 하실 것을 권장하고요.

반대로 저나트륨혈증이 있는 경우는 수분 섭취를 제한할 것을 설명드립니다.

일반적으로 소변을 보지 못하는 환자가 아닌 이상 물을 억지로 더 많이 마시거나 적게 마실 필요는 없고요.

갈증이 날 때마다 적절하게 섭취해 주시면 됩니다.

세 번째, 신장병 중기인 3, 4단계에서는 합병증을 점검하고 관리하셔야 합니다.

3단계부터는 수분, 전해질 조절이나 노폐물 배설 장애, 호르몬 기능 이상이 나타나기 시작해서 특히 4단계부터는 그 증상이 더욱 심화됩니다.

이러한 콩팥 합병증으로 빈혈이 생기고 골다공증과 혈관 석회화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적절한 약물 섭취와 주사를 통해 몸의 항상성을 유지시켜 줘야 합니다.

식습관도 더욱더 엄격하게 관리하셔야 합니다.

특히 칼륨의 경우 콩팥병 4단계 이상으로 진행했을 때부터 칼륨이 많이 함유된 식품들을 줄이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잡곡보다는 백미를 추천드립니다.

채소는 물에 담갔다가 드시거나 데쳐서 드 칼륨이 많은 토마토, 바나나, 수박, 참외는 피하시기 바랍니다.

네 번째, 신장병 말기 단계인 5단계에서는 투석이나 이식을 준비하셔야 합니다.

이식을 받는 경우가 아닌 대부분의 경우에 투석을 시작하게 되면 평생 지속해야 합니다.

보통 일이 아니죠. 투석을 받아야 하는 분들의 스트레스 레벨이 암이나 가족을 잃은 정도라는 연구 결과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투석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생활 방식의 시작입니다.

투석 치료가 불편할 수는 있지만 투석을 이해하고 치료를 잘 따라오신다면 요독 증상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긍정적인 마음으로 치료를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생체 혹은 뇌사자 이식의 기회가 있다면 그것도 아주 다행인 기회입니다.

이식받은 콩팥은 콩팥의 모든 기능을 다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식은 원래의 콩팥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콩팥 기능을 올려주는 치료이기 때문에 콩팥병 관리는 꾸준히 유지해야 합니다.

신장 관리 수칙을 잘 숙지하셔서 오래도록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시길 기원합니다.

신장이 안 좋으면 나타나는 증상 및 만성신부전을 막기 위한 팁 [숫자로 보는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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