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 내린 건물 뒤쪽에 보면 거기서

자요데 선생님은 노숙자 생활 안

했잖아요. 했잖아요. 서울역에서 언제요?

너 처음 됐는데, 옛날에 처음 젊었을

때, 20대에 나 노숙자였어요. 아, 그때는 돈이 없으니까 아무것도

없었어요. 세상이 뭔지도 몰랐고, 아

그러니까 지방에서 올라오셔서 그런 거잖아요. 예,

서울에 그 전에 올라왔는데, 막상 이제

이렇게 내던져지니 뭘 해야 할지 모르니까 또 노숙자 생활 시작했죠. 한강

고수부지에서 자고, 그리고 저기 서울역, 저… 역 안에서 자고, 그다음에는 마루

가게에서 잤죠. 그다음에 여인숙, 그다음에

여관, 그다음에 고시원 이렇게 한 거예요. 돈이 조금씩 조금씩 이제 더

벌기 시작하니까 노숙 생활 시작해서 점점

조금씩 조금씩 올라가는 거죠. 전 처음

듣네요. 그 얘기는. 아, 여름에도 노숙자

생활해 봐요. 여름에 골판지 깔고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회전이 안 돼요. 멍한 상태가 돼요. 그럼 겨울이 어떻게

못 해요.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술을 마시면서 깡소주 마시잖아요. 아, 그것도

하루 틀이지. 그러니까 이거 술에 중독

된다니까요. 맨날 술 먹고 그 체온을

유지하려고 하다 보면 사람이 페인(폐인)이

되는 거예요. 머리 회전이 안 되니까 맨날 멍한 상태로 그냥 하루를 보내죠.

얘기에요. 거의 그렇죠. 1년 넘게 했죠.

근데 어떻게 거기서 빠져나왔어요? 대부분

다 거기서 ‘아, 내가 그때는 젊었기에, 내가 언젠가 여기서 벗어나야지’

하고는 술, 담배, 여자…  일체 안 했잖아요.

‘난 절대로 포기 안겠다. 여기서 언젠가는 벗어나겠다.’ 그렇게 생각했어요.

국회의사당 옆에 그 저기, 녹지(綠地) 있거든요. 오수 같은 거 흘러 나가는 그게

상당히… 거기요.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로 커요. 그 안에 들어가서도 잤어요. 그럼 거기는 바깥보다 덜

추우니까 그 안에 들어가서 잤다니, 마른

데서 이해가 잘 안 가죠. 예, 한마디로 땅굴이나 마찬가지예요. 말하는 거

아니요. 아, 대단하시네요. 예, 그렇게 시작했어요. 선, 이거 한자 읽, 읽을 줄

아세요? 성심당 어, 어떻게 하셨어요?

알죠. 우리 할아버지가 저 서당 훈장이셨어요. 아, 그래요. 예, 우리

집안이 어렸을 때는 아주 집안이 저 부자였어요. 아, 그래요.

그, 우리 아버지 때 망한 거지. 선생님도 좀 한자 좀 배우셨네요.

할아버지께서… 아, 그건 아니고 저 의무

교육 받을 때, 초등학교나 그런 데

중학교 다닐 때에 한자를 모르고서는 이

뭐랄까, 좀 머리가 벙하더라고요.

왜냐면 연결이 안 돼요. 우리가 쓰는

글자가 한자가 많잖아요. 근데 한자 뜻을 모르니까 이게 한글을 읽어도

뜻을 이해를 못 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저 나름대로 그 초보 수준에

한자를 공부했어요. 독학하신 거예요. 그렇죠, 독학하신 거죠.

노숙 생활하다가 일하는데 지장이 많으니까 만화방에 들어갔죠.

돈을 조금 내고 만화방에서 구부리고 자고 나가서 일하고, 근데 그것도

불편해요. 왜 다리를 펴고 못 자요.

만화방 다음에 여인숙에 들어갔죠.

그때 여인숙에 제가 30만 원짜리 방에 들어갔어요. 한 17명쯤 잘 수

있겠더라고요. 굉장히 커요. 좀 더

발전한 거죠. 그다음에 고시원에 들어가...

호텔이 어떤 곳인가 한번 가 보고 싶었어요. 하룻밤 숙박비가 40만

원이었던 중문 하이아트 호텔 스위트룸에 한번 들어가 봤어요.

하루 어떤 곳인가 하고 40만 원 투자하고… 아, 좋대요. 냉장고에 막

육포도 있고 막 먹었거든요. 공짜인 줄

알고 나중에 그거 다 다 불러냈어요. 육포 하나가 4천 원이라고…

4,000원. 냉장고에 있어서 그거 먹으라는 줄 알고 먹었더니 나중에 와…

다 계산을 하더라고요. 그렇게 40만 원을 투자할 정도면은 그 당시에도 돈을 좀

잘 벌었다는 얘기잖아요. 일하는 만큼 돈을

벌기 시작하니까 그런 걸 알고 싶었던 거죠. 산에서 살면 어떨까 해서

산속 생활도 해봤고, 거지 생활도 해보고, 노숙자 생활도 해보고 많이 해봤죠.

그러면서 이제 알게 되는 거죠. 세상을 아, 세상이 이렇구나 하고. 근데

선생님은 자살은 시도 안 하셨죠? 왜요?

우울증에 빠져 가지고 진짜로 그때가 하루의 틀이 아니었어요.

10년이 넘도록 그 우울증에 빠져

있었어요. 아니, 근데 우울증에 걸리면은

예, 자살을 이렇게 떠올리나 보죠? 아니,

자살을 떠올리는 게 아니라 아무 생각

없이 자고 일어났을 때, 의식이 돌아오자마자 그 자살 충동이 있어요.

아, 그래요?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왜 내가 의도한 게 아니잖아요. 새벽에

딱 이렇게 의식이 돌아오면 자살 충동이 있는 거예요. 그냥 막

우울증에 빠져 가지고 맨날 그 생활의

연이어 거기서 하기 위해 온갖 짓을 다 하는 거예요. 그중에 가장 효과가

있는 게 자기 몸을 갖다 혹사하는 거예요. 내가 만약 사무직이라 그

몸 편한 일 있잖아요. 그 시간만 때우는 일이라든가 그런 거 무기력하게 하는

거, 그런 거 하면 또 증에 빠질 거예요.

왜 사람은 늘 부로부터 어떤 계속 충격이 와야만

한다고? 그것도 굉장히 세게, 이걸 벗어나야 살아갈 수 있을 만큼 충격을

갖다가, 충격이 계속 와야 돼요. 그래야만 그 증이 안 빠져요. 즉

방심하면 안 된다는 거죠. 마음이 방심하는 순간에 우울증에 빠지더라.

근데 선생님은 지금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좀 안 빠질 것 같은데, 제가 안 빠져요. 그러니까 일부러 그런 상태를

안 만들어요. 즉, 정신이 나가거나 마음이 해지는 그런 상태를

용납을 안 해요. 그렇게 되면 뭐 어떻게

될지 뻔하니까. 젊은 시절에 내가

그, 그 우울증에 빠졌던 게 바로 그거예요.

내가 내 온 정신이 아주 긴장 상태에 있고 그랬다면 거기에 빠지지 않았을

그래요. 근데 주변에 아무도 없었어요.

아버지도 안 계셨고, 어머니는 장사하시느라 우리가 잘 때만

들어오셨다가 새벽 3시쯤 나가셨어요.

모든 사람이 다 그러지 않을 거 아니에요. 응, 모든 사람이 다 그러지 않죠. 가령

가정이 온전하고 가족 간의 소통이

잘되고 그런 문제가 없는 곳에서는 그런 증상이 생길 수가 없는 거예요. 근데

아주 어려서부터 홀로, 정신적으로 그 누구와 교류 없이 그냥 혼자 이렇게

그냥 그냥 자라는 거 있잖아요. 그런

상태는 사람들은 대부분 우울증에 빠져요. 왜냐하면 누가 앞으로 이끌어 주지도

않고,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목적

의식도 없고 그냥 그대로 방치된 채로 몸만 크는 거예요. 성인이 되었을 때는

몰랐던 이야기 그리고..

몰랐던 이야기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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