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의식주 중에서도 우리 삶에 가장 깊게

스며 있는 것이 음식이기 때문에 아예 밈으로 쓰이는 음식들이 꽤 많아요.

제가 다룬 것만 세어 봐도 국밥, 당근

민초, 파인애플 피자, 진순, 왕의 요리,

파마첵스, 빅맥까지… 자, 요리가 밈이 된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가장 직관적인 건

역시 망한 요리라서겠죠? 여기, 무려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린 괴이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자, 첫 번째로 알아볼 것은 맥모닝입니다. 대한민국 쿡방

전성시대를 열어낸 효시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우리 집 냉장고에도

있을 법한 재료를 이용해 내로라하는 셰프들이 만들어내는 기상천외한

요리들이 신선한 컨셉 덕분에 초창기부터 많은 인기를 끌었는데,

2015년 5월, <냉부해>에서 맹기용이란

4년 차 셰프가 갑자기 등장합니다. 젊은 피

답게 패기로운 모습을 보이며 정말 생소한 요리를 만들어냈는데, 그 요리가

바로 꽁치 샌드위치, 맥모닝이었죠. 빵

사이에 꽁치를 끼워 먹는다고 할 수 있는데, 사실 빵 사이에

생선을 끼워 먹는 요리는 전 세계

각지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딱 들어도 비릴 것 같지만, 그 비린 맛을 잘

잡아내기만 하면 그 맛이 기가 막힌다고 하거든요. 하지만 비린 맛을

잡아내지 못한다면 어떨까요? 다른 의미로 기가 막히게 됩니다.

맥모닝은 말이죠, 셰프가 만든 요리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흉악한 물건이었습니다. 레시피의 대부분이 문제라고들 하지만,

그중 최악이라고 평가받는 부분은 바로

꽁치 통조림의 국물을 부어 버린 것.

패널들 반응 좀 보세요. 야, 이거 방송 아니었으면 싹 버렸겠어!

심지어 이연복 셰프가 헛구역질을

하는 듯한 장면까지 잡혀서 진짜 비리긴

했네, 비리구나 싶었는데 다행히도

요거는 오해였습니다. 해명을 하셨거든요. 저는

후각을 잃어서 어떤 비린 맛도 잘

못 느낀다고요. 식은 꽁치나 차가운 고등어

그것도 한 입 거리야라고 해명하셨는데, 결국 맛있다고는 안 하셨어요. 이거

돌려봐라. 맥모닝은 식은 꽁치나 차가운

고등어의 비릿함과 같다는 거 아니야. 이게 사실 방송에서 괴식이 나오는 경우는

간간이 있었거든요. 이승기의 비어캔

치킨이라든가, 같은 프로의 김풍 전무님도 만만치 않았잖아요. 근데

이승기는 요리와는 연관이 없는 사람이고, 전무님도 셰프가 아닌

아마추어 요리사의 포지션이었잖아요.

근데 셰프를 자처하는 사람이 이런

미친 괴식을 내놓았다는 것 때문에

진짜 무지하게 까였습니다. 때문에 사람들이 저 정도로 연출 없이 방송에

내보내면 이거 PD가 맹 기용했다고도 했는데, 여기에 최현석

셰프가 직접 '연출 엄청 했다'거든요라는

글을 남기며 쐐기를 박아버렸죠. 때문에

과거 다른 방송에서의 행적까지 다시금 도마에 올랐는데, 오징어젓갈 닭갈비

샐러드의 비터, 500드레싱, 프라이드 치킨에 술을 부어 빠르게

알코올을 날리는 플레이, 쿨이야.

결정적으로 불맛을 낸다고 채소 재료를 얹고 직화로 태워버리는

장면까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미친

장면들이 다량 발굴되어 맹기용의 이미지는 수직 낙하하게 되었죠. 방영

당시 맥모닝을 직접 재현해본 용자들도

몇 있었는데, 결과는 최악이었죠.

이후로도 논란이 계속 이어지며 맹기용은 결국 방송을 하차하게 되었고요,

끝내 방송계를 은퇴하고 지금은

폴란드에서 모델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근황 방송 중에 여자친구한테

김치냉면을 해줬는데, 파만 있었지만 그래도 그

맛을 구현해 내겠다면서 넣은 재료들을

보면 스리라차, 피시소스, 살구잼…

그 사람 참 대단한 것 같긴 하네. 자, 두 번째 음식은 업진살입니다. 사실 엎친

썰 같은 경우는 그렇게 흔히 알려진

부위가 아니었어요. 막말로 식재료에 크게 관심 없으면 아는 소고기 부위라

해봤자 등심, 안심, 차돌박이 정도일

테고, 업진살보다 그 이명인 우삼겹이

훨씬 더 자주 접했을 명칭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진살은 인지도로 따지면 온갖 메이저

부위들과 충분히 비비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살살 녹거든요. 이 업진살을

유명하게 만든 트윗을 보자면요. 대충

동물 보호를 위해 가족 제품이 아닌

인조 가죽을 쓰자는 트윗. 저는 인조도

안 사요. 그냥 도살장이 연상되어

도저히 못 사겠어요. 같은 사람의 댓글이

이게 바로 그 전설의 업진살 녹입니다. 아니, 동물

인조 가죽 쓰셔야죠. 그걸 안 쓰시면

어떡해요? 아무튼, 자, 동물 보호 당연히

지지할 수 있죠. 그리고 그걸 SNS에다 주장할 수도 있죠. 그리고

업진살 탕이 살살 녹죠. 그리고 그걸

SNS에 자랑할 수도 있죠. 근데 그걸

동시에 하면 이상하잖아요. 사실 두 개의 트윗을 자세히 보면 살살 녹는

인조가죽도 못 쓰겠다는 건 14년

11월로, 두 글 사이의 텀이 8개월이나 됩니다. 그 사이에 당연히

어떤 심경의 변화가 생겼을 수도 있는 일이죠.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윗에 대비가 너무 극명했기에 웃음을

자아냈고, 자연스레 업진살 혹은 업살

룩은 밈이 되어 일종의 내로남불을

상징하게 되었습니다. 약간 이쪽 감성의 원조인 제본오빠 찌찌 파티랑

엇비슷하죠. 첫 여자인데 출발 드림팀

완전 민망하더라고요. 나 혼자 봤길래

만족이죠. 가슴밖에 안 보였음. 같은 사람의 댓글

때문에 이 업살 녹화 비슷한 내로남불의

현장이 발견되면 이를 업살록 시즌 2

같은 식으로 표현하게 되었죠. 병실

TV 특징 썸네일을 이룬 동그라미랑 화살표로

어그로 끌라고 [음악] 또 업진살과 별개로 살살 녹는다는

표현 자체도 함께 유행하며 어딘가에

돈이 정말 세차게 꼴아 박히고 있을

때의 표현을 동반하게 되었다는 거,

예를 들면 21번 터진 내 심장처럼

말이지. 민족의 대명절 추석, 추석 하면 또

밈이 된 음식 : 음식에 진심인 사람들이 만들어낸 온갖 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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