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겜비입니다. 대부분의 T1 선수들이 롤드컵에 복귀할 때

자신의 플레이를 위주로 보며, "나 여기서 이만큼 잘했어!" 뽐내고

시청자들은 우쭈쭈하는 방송이 많았는데요. 대상혁 롤드컵 복귀는 역시

전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여러분들이 모를 만한

걸 말씀드리자면, 짧은 시간 동안

즉흥적으로 복귀했는데도 본인의 슈퍼

플레이보단 게임의 전체적인 흐름, 다른 선수들의 반응 및 심리까지 분석해

보였죠. 게다가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기보단 똑같은 장면을 수십 번

돌려보며 선수들의 플레이 의도까지

알려주는, 꽤 진지한 복귀를 진행했습니다. 근데 팬들 입장에서 조금

아쉬웠던 건, 페이커가 한 장면을 여러

번 돌려본 다음 방송에서 그냥 "아, 이거였구나." 하고 넘어가 버린

장면도 있었는데요. 이 중에는 실제 영업

비밀과 관련되어 말을 아낀 부분도 있었고, 대부분의 천재들이 그렇듯 이것

때문이에요. "이해됐고" 와 같이 다소 함축적인 설명도 있었기에, 친절한

눈높이 교육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게임 방송에서 페이커의 복귀를

바탕으로 다시 보는 테스트전 준비해 봤는데요. 세계 최고 미드 라이너의

의중을 저로선 당연히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저 롤의 신이 직접 사용하신 워딩과

방송에서 드러난 힌트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여러분들과 함께 그 의미를 조금이라도 헤아려 보기 위해 준비한

영상이니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먼저 1세트 보실게요.

페이커는 이 경기에서 사일러스를 픽했고

라인전부터 색다르게 시작했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사일러스가 이때 한 방패랑

큐선 마나, 사일러스 많았는데 전 이렇게

좀 다르게 했죠. 여기서 다르게 했다는 건

보통 사일러스는 트위치 같은 AD 챔피언들 상대로 초반 구도가 너무

불리하게, 첫 귀한 타이밍까지 돈을

얼마나 모으느냐가 중요한데요. 그래서 흔히

도란 방패를 구매하여 맞으면서 버틴다는 식의 방어적인 전략을 대부분

선택하죠. 추가로 Q 선마를 하면 적극적인 딜교환보다는 미니언의 Q를

사용하는 식으로 라인 클리어에 집중하여 이 힘든 시기를 어떻게든

넘기겠다는 수비적인 마인드로 플레이합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하면

결국 상대가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수동적으로 손해가 커질 수 있어 상대방에게 초반 라인 주도권을 넘기는

꼴이 되죠. 반대로 페이커는 도란의 링을

사면서 오히려 상대와 적극적으로 딜교환

하여 첫 귀환을 능동적으로 잡으려는

공격적인 스탠스를 잡았습니다. 또한

실제로 해당 경기 15분경 사일러스의 상태 화면을 보면 Q 선마가 아니라

W 선마를 한 것을 알 수 있죠. 사일러스의 W, 즉 '구왕의 시해자'는

잃은 체력에 비례하여 체력을 회복하기 때문에 불리한 상황에서 피가 갑자기

차면서 역으로 유리해질 수 있는 핵심 기술입니다. 즉 페이커는 상성이

불리하더라도 적극적인 딜교를 통해

미드 주도권을 잡으려고 한 것이죠.

실제로 페이커는 말하는 그대로 교전에서 이득을 보는 장면을

연출합니다. 이 이 약간 갑니다.  추가로 눈여겨봐야 할 건 이때 미드

CS 차이인데요. 보통의 상성과 달리 첫 라인전인데도 사일러스가 오히려

앞서고 있죠. 그만큼 페이커의 공격적인

전략이 잘 먹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다음 장면은 사일러스가

탑에서 교전할 때 케리아의 바루스궁에

관한 아쉬움인데요. 어, 바루스궁은 왜 엇나갔지?

사일러스의 피가 적어 팬들은 조마조마한 상황이었지만 페이커는 이미

정확한 피 계산이 된 상태였기에 전혀

위험한 상황이 아니었는데, 바루스궁이

아까웠다는 제스처를 취한 것이죠.

하지만 이내  '아, 트타 점프를 예상해서 쓴 거구나.' 이전 교전에서

트타 점프가 안 빠졌음을 확인하고

케리아가 혹시 무리에서 킬각을 잡으려는 시도까지 예상해서 쓴 의도를

파악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같은 팀원들의 플레이에 대해서도 패턴을

들었다가 또 심리를 파악하면 인정하는 모습도 가끔 나와 재밌었죠. 그 다음이

페이커가 가장 많이 돌려보면서 오래

분석했던 장면인데요. 바로 22분

30초 경 포탑 앞 교전입니다. 이제는 좀 아파요. 이제는

좀 많이 아파서 미드 포탑을 밀려는 테스트에게 잘 맞받아치는 듯

보이지만 결국 세주아니가 죽을 뻔한

결과가 발생하죠. 이에 대해 페이커는 오랫동안 생각한 후  '세주아니

3타가 안 좋게 카밀에게 들어와서 좀

교환이 안 됐구나. 세주아니 3타 에어본에 세주와 카밀이 동시에 띄어지는

피가 너무 갈렸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T1의 포탑 바로 앞이었고

상대 조합이 궁에 의존하는 조합이었고

여기서 궁을 잘 소모시킨 상태에서 카밀

세주가 어그로 핑퐁이 잘 됐다면 팀에게 좋은 역습 각이 나올 수

있었던 점을 짚어 준 것 같네요. 다음

최악의 상황이 될 뻔한 장면을 설명해줍니다.

막았으니 그래도 저는 다행인 상황이라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바론 슬로우

때문에 적 팀들이 레오나 궁에 빠르게

못 들어왔고, 세주가 오래 버팀으로써

팀이 역으로 밀어내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죠. 또 페이커의 이 장면 때문에

엄청난 스노우볼이 굴러갔다 설명해

전멸급이 빠진 것입니다. 바로 다음 한타 기억나시죠? 사일러스의 럼블 궁

깔리고, 카멜 진입, 그리고 페이커가

들어가서 제키, 로브까지 끊어내는 대박

한타인데, 그냥 각자의 슈퍼플레이로

만든 장면 같아 보여도 레오나가 여기서 있었으면 이니시를 못 들어가거든요

저희가 아까 전매 뺀 스노이 여기까지

들어갔네요. 한타 대박이 가능했던 건

빠져나가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여기서 레오나가 이쪽으로

전멸을 타서 도망갔다면 T1 입장에서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이네요. 페이커는 그냥 럼블

궁을 최대한 많이 맞춰야겠다.  아니라

레오나 전멸이 없다는 것까지 빌드업에서 일부러 레오나 퇴로 쪽으로

페이커가 말할 뻔하다가, 결국 참은 이야기들 (feat. TES전 리뷰의 숨겨진 맥락)

페이커가 말할 뻔하다가, 결국 참은 이야기들 (feat. TES전 리뷰의 숨겨진 맥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