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이야, 정말 이런 미친 영화, 이런 낚시

같은 표현, 저는 정말 쓰기 싫어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다가 그런 표현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가장 오랜 기립 박수를 받았다는

문제작, <서브스턴스>입니다. <서브스턴스>, 불리는 미지의 물질로 인간의 DNA가

두 개의 가닥으로 분리된다는 이야기. 하지만 전혀 과학적이지, 심지어

논리적이지도 않은 이 영화는 올해 제가 본 영화 중에서 단연 최고, 아니

최강의 영화였습니다. 영화는 계란 노른자의

주사를 놓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잠시 후 계란 노른자가 두 개로

분리되는데, 잘 보시면 새로 생긴 노른자가 조금 더 윤기 있고 좋은

것처럼 느껴지죠. 바로 이 장면이 영화의

핵심 컨셉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할리우드 한복판에 명예의 전당이

만들어질 정도로 한때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여배우, 엘리자베스 스파클은

이제 세월이 점점 흘러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꾸준한 자기 관리로 50이 넘은

나이에도 탄탄한 몸매를 유지하면서

에어로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사실 프로그램의 제작자는 하루빨리 젊고 새로운 주인공을

캐스팅하고 싶어합니다. 집에 가는 길에 자신의 광고판이 찢기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던 찰라, 교통사고로 병원에 오게 된 그녀는

진료 중에 이상한 간호사를 만나게 됩니다. 그는 병원을 나서는 길에

주머니에서 이상한 것을, 즉 USB를 건네줍니다. USB에 담긴 내용은

[음악] [음악] 이랬습니다. 처음, 아무 쓰레기통으로 버려지는 모습과 전성기의

모습만 기억되는 비참한 현실 속에 홀린 듯이 USB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게 됩니다. 다음 날 아침 그녀는 검정

봉투의 편지를 하나 받게 되는데요,

‘503번’이라는 숫자가 적힌 카드만 덜렁 들어 있습니다. 어제밤 통화에서

들었던 주소로 찾아가서 번호표를 대자

문이 열립니다. 그리고 503번 속에는 상자가 하나 들어

있습니다. 상자 안에는 깔끔하게 정리된 순서대로 서브스턴스 키트가 들어

있는데요, 1번은 활성제, 2번은 안정제

스위치라고 적힌 전환 키트와 액체로

된 음식, 그리고 지켜야 할 규칙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엘리자베스는

활성제를 주사기에 담고 자신의 몸에 주사합니다. 뭐 속은 건가 하던 찰나,

온몸을 관통하는 고통이 시작되는데요. 몸 안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며

분리되기 시작하고, 드디어 몸을 뚫고 밖으로

나옵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비디오에서 말하던 그대로, 더 젊고 더

아름답고 더 완벽한 자신의 모습이었습니다. 자신이 진행한 에어로빅

프로그램에 수한 이름으로 오디션을 본 그녀는, 젊음과 아름다움을 내세워서

다시 한번 최고의 스타로 거듭나게 됩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란 없는

법이죠. 일주일에 한 번, 원래의 몸과 스위치를 해야 하지만, 젊음을 갈망하는

그녀의 욕심은 규칙을 무시하게 만들고, 규칙을 어긴 그녀에게 되돌릴

수 없는 끔찍한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아이 영화, 결코 쉽지

않죠. 저는 정말 생을 다하는 내내 정말

울고 벅차오름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릅니다.

예고편을 통해서 대략의 줄거리나 설정도 이미 알고 있었고 충격적이라는

얘기도 여러 번 들었었지만 정말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요. 제가 한동안

영화에 대해서 일종의 무감증, 이런 게

있었습니다. 요즘에는 거의 유튜브 쇼츠

이렇게 짧고 자극적인 영상을 많이 보다 보니까 긴 시간 집중이 필요한

영화라는 포맷에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었는데요.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서는

정말 "야, 이런 게 영화지!" 이런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이 영화를 연출한 코랄리 르메르샬 감독은 각본을 집필하는

단계에서 여러 작품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영화가 1986년작 '더 플라이'인데요.

순간 이동을 연구하던 박사가 이를 실험하던 중에 파리와

자신의 몸이 합쳐지면서 몸이 점점

파리로 변해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입니다. 처음에는 섬뜩한 능력들이

발현되면서 자신이 더 강한 존재라 믿었었지만, 결국 파리의 DNA에 인간성을

초월하면서 끔찍한 괴물로 변하게 되죠

서브스턴스 활성화 이후에 더 젊고

아름다워진 자신이 더 완벽해졌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은, 더 플라이의

주인공과 거의 비슷한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분리된 자아만 늙어가고, 다른

자아는 젊음을 유지한다는 설정은, 더 픽쳐 오브 도리안 그레이에서 차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인공 도리안은 초상화가 자신을

대신해서 늙었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빌게 되는데요. 초자연적인 힘으로 이

소원이 이루어지면서 주인공은 젊음을 유지하고, 대신 그의 초상화가

늙어간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도리안은 점점 추해지는 그림이 눈에

띄지 않게 하려고 골방으로 옮기게 되는데요. 서브스턴스(Substance)처럼 화장실에

벽을 뚫고 밀실을 만들어서 변해가는

자신을 숨기는데 사용합니다. 기존의 작품이 아니라 실존 인물에게서 영감을

받은 부분도 있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 엘리자베스 슈(Elizabeth Shue)는 아카데미 주연상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연기자였습니다.

들고 나서는 에어로빅 프로그램 진행자로 살고 있는데요. 이 설정은 실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고 한동안

에어로빅 비디오를 만들었던 제인 폰다를

모델로 하고 있습니다. 제인 폰다는 1968년

《바바렐라》라는 SF 판타지 영화로 일약 섹시 스타의 반열에 오른 이후에

1971년 《클루트》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 우연히 시작한 에어로빅 비디오가 대히트를 기록하면서

20개가 넘는 시리즈를 발매할 정도로 한동안 에어로빅 비디오 제작에

매진했습니다. 가끔 그런 영화가 있죠.

대충 다음 내용이 예상되는데도 막상 그 장면이 나오면 여전히

놀라고, "못 보겠다!" "아, 못 보겠다!" 이러면서도 속으로

보게 되는. 도대체 이 이야기가 어디까지 갈까 정말 궁금했었는데요,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한참 더 폭주한

뒤에 결말이 났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는

투입됐다고 하는데요. 정말 웬만한

하드코어 슬래셔 무비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의 쇼킹한 엔딩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두 시간 동안 겪을 수

있는 가장 해괴한 경험이라고 말씀드리고 싶

습니다. 쏟아지는 자극적인 미디어 때문에 영화라는 장르에 권태감을 느끼신 모든

관객들에게 이 영화를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다시 한번

강조드리지만, 이 영화 결코 쉽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빨간

와... 이런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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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런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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